[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행정고시생 자영은 8년 동안이나 시험에 떨어지면서 공부와 삶에 모두 지쳐버린다. 남자친구마저 떠나버리고 몸도 마음도 무기력해진 그는 우연히 동네를 달리는 또래 현주(안지혜)를 만나게 된다. 자영은 현주의 건강한 몸을 보며 자극받고 곧 현주처럼 되고 싶다는 욕망에 휩싸인다. 그리고 생애 첫 달리기를 시작한다.
영화 '아워바디' 스틸 [사진=㈜영화사 진진] |
달려 본 사람만이 안다. 달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이 지나갔고 달린 후에 어떤 활력을 얻게 됐는지.
영화 ‘아워바디’는 미래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오다 좌절한 청년이 운동을 통해 활기를 찾는 이야기다. 이는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마침내 청년은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를 위한 삶을 살아간다. 간단한 서사이자 단순한 이치다. 그래서 더 와닿는다. 특정 성별, 나이를 떠나 불안한 미래 속에서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라면 누구나 공감되고 위로받을 수 있다.
단점은 이 위로와 공감이 끝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후반부로 가면서 자극적이고 뜬금없는 장면들이 종종 등장한다. 자영이 인턴 결과 발표를 앞두고 상사를 성적으로 유혹하는 장면이나 호텔에서 자위하는 엔딩 등이 그렇다.
“자기를 주체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는 게 연출을 맡은 한가람 감독의 변. 그러나 이 정도 메시지를 전달할 ‘건강한’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아마도 한 감독은 에너지 넘치는 청춘 영화보다는 그럴듯한(혹은 에로틱한) 예술 영화를 지향했던 모양이다. 단순하지 않고 복잡한 감정과 질문을 남기고야 말겠다는 연출자의 강박, 그 이상으로도 이하로도 읽히지 않는다.
자영 역은 ‘박열’(2017)의 최희서가 맡았다. 언제나처럼 나쁘지 않다. 최희서는 이 영화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는 2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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