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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사건과 '살인의 추억'으로 보는 문화의 순기능

기사등록 : 2019-09-2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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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등 콘텐츠 재생산이 대중의 관심 촉구…수사로 이어져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국내 최악의 미제사건 중 하나로 꼽혔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33년 만에 특정되면서 해당 사건을 다룬 작품들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들 작품이 이번 용의자 특정에 큰 역할을 했다는 의견이 적잖다.

영화 '살인의 추억' 스틸 [사진=CJ엔터테인먼트]

◆ ‘살인의 추억’부터 ‘시그널’까지…화성연쇄살인사건 다룬 작품들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다룬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2003)이다. 연극 ‘날 보러 와요’를 바탕으로 봉준호 감독이 취재한 내용을 덧대 시나리오를 쓰고 만들었다. 영화는 개봉 당시 송강호, 김상경, 박해일 등 배우들의 열연과 뛰어난 완성도로 호평받으며 525만 관객을 동원, 흥행에도 성공했다.

2012년 개봉한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2012) 역시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떠오르게 하는 작품이다. ‘악녀’(2016) 정병길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1986년부터 1991년까지 10명이 살해당한, 공소시효가 끝난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는 이야기를 다뤘다. 

드라마로는 MBC ‘수사반장’(1971~1989)이 있다. ‘수사반장’은 마지막 회에서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차용해 다뤘다. 최근작인 tvN ‘갑동이’(2014)와 ‘시그널’(2016), OCN ‘터널’(2017)과 ‘라이프 온 마스’(2018) 등도 마찬가지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이라 특정 짓진 않았지만, 이를 연상케 하는 이야기를 주요 에피소드로 활용했다.

드라마 '시그널' 방송 화면 캡처 [사진=tvN]

◆ 문화가 미제 사건 해결? 콘텐츠 재생산→관심 촉구→수사로 이어져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특정 기사가 보도된 후 온라인상에는 앞선 작품들의 제목이 종일 거론되고 있다. “용의자가 ‘시그널’을 본 거 아니냐. 이재한 형사님?”(jykj***)부터, “우리가 잊지 않고 후세에게까지 관심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살인의 추억’의 지대한 공이 있었다. 영화 자체가 걸작이다 보니 계속 기억 할 수 있었지”(2nan****) 등 반응도 줄을 잇는다.

대체로 ‘살인의 추억’을 비롯한 이들 작품이 화성연쇄살인사건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데 기여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공소시효는 물론, 30여년이 지난 사건임에도 끊임없이 콘텐츠로 재생산되며 많은 이의 관심을 촉구했다는 거다.

물론 이것이 화성연쇄살인사건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그간 드라마, 영화에서는 화성연쇄살인사건 외에도 각종 미제사건들을 소재로 다뤄왔다. 이형호군 유괴·살인 사건은 공소시효가 만료된 이듬해 2007년 영화 ‘그놈 목소리’로 재탄생해 이목을 끌었다.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은 2011년 개봉한 영화 ‘아이들…’이 다뤘다. 정우, 강하늘 주연의 ‘재심’(2017) 역시 실화인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각색한 영화다.

하재근 문화 평론가는 “큰 사건들도 시간이 지나면 잊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콘텐츠로 만들어지면서 기억이 상기되고 대중이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러면 경찰도 그 사건을 계속해서 추적하게 되고 재수사가 이뤄진다. 그게 결국엔 이번처럼 진실을 밝혀내거나 범인을 잡을 수 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것이 문화의 순기능”이라고 분석했다.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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