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세계 최대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왕가에 회사 주식을 매입하라고 압박을 넣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을 '코너스톤 투자자'로 참여시켜 공모가를 띄운 뒤 회사의 IPO 흥행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겠다는 것이다.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목표하는 아람코의 기업가치는 '2조달러'다. 정부는 향후 1년 안에 아람코를 상장시킨다는 계획이다.
관계자 일부는 IPO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쌓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명했지만 사실상 정부가 주식을 '강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너스톤 투자자는 공모물량 일부를 IPO 이전에 배정받는 투자자를 일컫는다. 이들의 매입가는 공모가 산정에 영향을 미친다.
압박을 받는 왕가 구성원에는 2017~2018년 빈 살만 왕세자가 부패 단속 명분으로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리츠칼튼 호텔'에 구금했던 인물들이 많다고 FT는 전했다. 구금자 대다수는 재산을 내놓는 형태로 정부와 합의를 보고 풀려났다.
리츠칼튼 호텔에 3개월여 동안 구금됐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도 정부의 압박 대상이라고 FT는 전했다. 사우디 정부는 그의 재산 중 상당 규모를 동결해 아직까지 쥐고 있다. 정부는 이 동결 자산을 이용해 그에게 아람코 주식을 매입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샤이바 유전에 위치한 아람코의 석유탱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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