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검찰이 조국(54) 법무부 장관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조 장관 일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일각에선 검찰이 조 장관을 직접 수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조 장관의 서울 방배동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법무부 장관 자택이 검찰의 강제수사 대상이 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의정부=뉴스핌] 최상수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지방검찰청에서 첫 '검사와의 대화'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2019.09.20 kilroy023@newspim.com |
이번 압수수색은 조 장관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자녀 대학 입시 의혹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검찰은 최근 정 교수가 증거인멸 시도를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개시 이후 수차례 압수수색에서 제외됐던 자택을 압수수색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7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과 웅동학원 재단,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사무실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 닻을 올렸다. 이후 정 교수의 동양대 연구실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KOICA), 한국투자증권 영등포PB센터, 코링크PE 투자처인 익성과 웰스씨앤티 관련자들의 자택과 사무실, 조 장관 동생 조권 씨 아내 조모 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현재까지 압수수색 대상지만 3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조 장관 자택과 휴대전화 등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이 장관 임명 절차와 사생활, 수사 진행상황 등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조 장관 일가의 자산관리인이던 증권사 직원 김모 씨가 지난달 말 조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를 도와 경북 영천 동양대 연구실에서 정 교수 PC를 외부로 반출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이 포착됐다. 김 씨는 또 정 교수 부탁을 받고 자택 PC 세 대의 하드디스크를 새로 구입, 이 중 2대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뒤 이를 자신의 차량에 보관하다 검찰에 임의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당시 자택에서 조 장관과 마주쳤고 그 자리에서 조 장관이 ‘아내를 도와줘서 고맙다’고 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 장관 자녀들의 입시 관련 의혹 확인을 위한자료 확보 역시 이번 압수수색의 주된 목적으로 전해졌다. 실제 검찰은 같은 날 아주대와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이화여대, 연세대 등에 대해서도 동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최근 조 장관 PC에서 서울대 인권법센터 인턴활동증명서 파일을 확인하고 관련 수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의 두 자녀는 고교시절 나란히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허위로 인턴활동증명서를 발급받아 이를 입시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 역시 조 장관 자녀들이 허위로 의심받는 각종 활동증명서들을 제출하며 지원했던 대학들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정 교수의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는 동시에 조 장관이 정 교수의 증거인멸 시도 또는 다른 범행에 가담했거나 이를 방조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조 장관을 직접 조사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정 교수가 부부 전재산의 5분의 1을 사모펀드에 투자하고 자녀들의 입시에 불법적으로 관여하는 과정을 조 장관이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에 검찰 칼날이 결국 조 장관을 직접 겨냥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조 장관이 실제 검찰 소환조사를 받을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 교수는 딸 조모(28)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위해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위조하는 등 혐의로 6일 기소됐다.
또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초기 설립 자금을 대고 실제 코링크PE에서 운영하는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동시에 투자처 경영 등에 관여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그러나 조 장관 측은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해 5촌 조카 조범동 씨로부터 추천받아 투자를 했을 뿐 구체적인 펀드 운용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녀 입시 의혹과 관련해서도 실제 봉사활동이나 인턴 활동을 하고 관련 상장을 받았다는 게 조 장관 측 입장이다.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