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판매 중단과 신라젠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태로 주춤하던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당초 이번 주는 일명 K바이오의 운명을 가를 한 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바이오사들의 주요 임상 결과 발표에 관심이 모아졌다.
헬릭스미스(구 바이로메드)는 이번 주 중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VM202)‘의 미국 임상 3상 탑라인을 발표할 예정이었고, 에이치엘비 역시 미국 자회사 엘리바가 오는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유럽종양학회에서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선 23일 셀트리온은 낭보를 전해왔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 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세계 최초 인플릭시맙 피하주사 제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에 대해 판매 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날 헬릭스미스의 임상 3상 결과 발표가 미뤄지면서 다시 '바이오 쇼크'가 재연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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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공략 임박’ K바이오 강자 셀트리온
셀트리온이 이번에 판매승인 권고를 받은 램시마SC는 램시마를 기존의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로 제형을 변경해 자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 EMA에 램시마SC 시판 허가를 신청한 지 10개월 만에 CHMP로부터 판매승인 권고를 받았다.
CHMP는 의약품에 대한 과학적 평가를 토대로 EMA에 시판 허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기구로, CHMP의 허가 권고는 사실상 유럽 의약품 승인을 의미한다.
이번 승인 권고로 셀트리온은 제형 변경 및 성능 개선으로 바이오시밀러를 바이오베터 형식으로 한 단계 진화시킨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램시마SC의 EMA 최종 승인 후 영국, 독일, 프랑스 등 EU5 국가를 포함한 유럽 전역에 램시마SC의 약가 등재를 지체 없이 진행하고 판매를 본격화 할 예정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럽에서 쌓아온 마케팅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램시마SC를 직접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현재 유럽 14개 국가에 법인 설립 및 지점 설립을 완료했으며, 법인들을 거점으로유럽 전역에 의약품 유통과 마케팅 활동을 실행할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레미케이드, 휴미라, 엔브렐 등 3개 제품이 이끌고 있는 전 세계 45조원 규모의 TNF-α 억제제 시장에서 기존 램시마의 빠른 투약 효과에 SC제형의 편리성을 결합시킨 램시마SC가 전체 45조원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해 약 10조원 가량의 신규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램시마 SC 제형은 바이오시밀러의 진화된 버전으로 인플릭시맙 SC 제형 개발은 오리지널사도 성공하지 못한 의미 있는 도전이면서 동시에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셀트리온의 핵심 전략 제품”이라고 밝혔다.
◆ '어이없는 약물 혼용'으로 늦춰진 헬릭스미스 임상 3상 발표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동 NH투자증권에서 임상 3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2019.09.24 allzero@newspim.com |
헬릭스미스는 이번 주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바이오벤처 중 한 곳이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VM202)‘의 미국 임상 3상 탑라인 발표를 예정해 임상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헬릭스미스는 임상 3상 진행 과정에서 위약 투약군 환자가 엔젠시스를 복용했다고 추정하고 결과 발표를 연기했다. 예상도 못한 '약물 혼용 사태'를 계기로 결과 발표는 3b상으로 연기됐고, 다음 임상 3상의 효율적 관리에 힘쓸 것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앞으로 150~200명 규모의 임상을 소규모인 2~3그룹으로 나눠 진행하고, 2021년 말 데이터를 공개해 2022년 신약허가신청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헬릭스미스는 이번 임상 탑라인 발표 연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다.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는 “한 번에 임상을 성공하지 못해 송구스럽다.이번 경험이 전화위복, 새옹지마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삼성바이오에피스] |
◆ 에이치엘비·삼성바이오에피스는 웃을 수 있을까
에이치엘비는 앞서 한 차례 좌절을 맛봤다. 지난 6월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1차 유효성 평가 지표인 무진행생존기간(OS)가 최종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다만,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이와 관련해 "유효성 평가 지표 중 무진행생존기간(PFS)는 의미있는 수치였지만 전체생존기간(OS)이 임상 목표에 부합하지 않아 최악을 가정한 보수적인 입장에서 1차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에이치엘비는 오는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유럽종양학회에서 리보세라닙 임상 3상에 대한 결과를 발표한다. 또한, 중국과 기타 글로벌기관에서 시행된 아파티닙(리보세라닙의 중국명)과 관련한 11개 임상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리보세라닙의 위암 3차 치료제 승인 이후 병용요법을 통해 위암의 2차와 1차 치료제로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임상 결과”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유럽종양학회에서 대장암 치료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SB8의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76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시험을 마쳤으며, 현재 유럽의약품청에서 SB8의 판매 허가승인을 위한 서류 심사를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SB8의 임상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SB8과 오리지널 의약품인 아바스틴 간 효능 동등성을 데이터로 입증할 것"이라며, "SB8로 연간 글로벌 매출 8조원에 달하는 아바스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더 많은 환자들이 고품질 바이오의약품을 통한 치료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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