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서영욱 기자 = 경기도 광명시에서 반대하고 있는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전제로 인천시가 제2경인선 사업을 추진하면서 광명시와 인천시의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제2경인선 사업은 구로차량기지를 광명으로 이전하면서 신설되는 노선을 공유해 서울로 연결된다. 서울 직결 노선이 불발되면 사업성을 담보할 수 없다. 광명시는 제2경인선 연결을 원하면 차량기지를 인천으로 이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와 광명시, 인천시에 따르면 광명시는 최근 인천시에 구로차량기지를 인천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제2경인선 노선도 [자료=인천시] |
광명시는 이 공문에서 "제2경인선 광역철도의 차량기지를 사업 총 연장(18.5㎞) 중 단 0.68㎞만 경유하는 광명시에 설치하는 것은 부당하며 해당 노선이 신설돼 가장 큰 혜택을 누리는 지자체에 설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미 2개의 차량기지가 위치한 광명시에 구로차량기지를 추가로 이전하는 계획은 전면 취소하고 신규 철도 노선 유치를 간절히 바라는 지자체로 차량기지를 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경인선 사업은 인천 청학동에서 광명 노온사동까지 18.5㎞ 구간에 6개역을 신설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1조1446억원이다. 지난 7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착수사업으로 결정되면서 지난달 13일부터 본격적으로 예타가 진행 중이다. 인천시는 오는 2021년 상반기 내 예타가 마무리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2024년 착공해 2030년 개통이 목표다.
노온사동까지 노선이 연결되면 구로까지 차량기지 이전 신설 노선을, 구로에서 노량진까지는 기존 1호선 노선을 이용해 인천 청학동에서 노량진까지 총 35.2㎞ 구간을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노선이 연결되면 청학동에서 노량진까지 이동시간이 80분에서 40분으로 줄어든다.
구로차량기지 전경 [사진=서울시] |
문제는 구로차량기지 이전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국토부는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차량기지를 오는 2026년까지 광명시 노온사동으로 옮기고 9.46㎞ 새 노선을 신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연내 기본계획 수립을 목표로 현재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일찌감치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사업 추진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광명 주민들은 혐오시설 중 하나인 차량기지 이전을 반대하고 있고 박승원 광명시장도 차량기지 이전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다.
여기에 인천시가 차량기지 광명 이전을 전제로 제2경인선 사업을 추진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광명시와 구로차량기지 이전 반대 광명비상대책위원회는 "기재부는 제2경인선 예타 조사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광명시는 앞서 보낸 공문에 대한 회신을 오는 27일까지 요청했다. 인천시는 회신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차량기지를 인천으로 이전할 계획은 세우고 있지 않다. 인천시 관계자는 "제2경인선 사업은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과 별개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다"며 "차량기지 이전 문제는 국토부와 광명시가 조율해 풀어줘야 할 문제다"고 전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안에 구로차량기지 이전 설계비로 10억원이 반영돼 있어 광명시와 원만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만 광명시가 요구하고 있는 차량기지의 지하화 등을 수용하면 사업비가 15% 가량 늘어나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