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에 진출한 미국·유럽계 은행들의 파생상품 거래비중이 높은 만큼 이들의 영업행태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26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금융안정회의)를 갖고 외국계은행(외은지점)들의 자금 조달 및 운용 특징을 국가별로 점검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으로 외국계 자금 유출로 인한 국내 금융시스템의 교란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어 분석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6월말 기준 우리나라 외은지점은 모두 38개다. 지점 수로는 유럽계가 9개로 가장 많았고 미국계(7개), 중국계(6개), 일본계(4개)가 뒤를 이었다.
[자료=한국은행] |
외은지점의 자금 조달 및 운용은 국가별로 영업전략 등의 차이로 인해 뚜렷한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일본계 은행은 본지점계정(외화)를 통한 자금 조달이 50.4%에 이르고, 자금운용 측면에서는 대기업 위주의 대출채권이 전체 61.0%를 차지했다.
중국계의 경우 본지점계정 비중이 23.8%로 낮은 대신, 국내서 원화 및 외화로 조달한 자금이 절반 수준이었다. 자금운용에서는 일본계와 유사하게 대기업 중심의 대출채권 비중이 42.4%로 높았다.
미국계와 유럽계는 일본·중국계와 달리 본지점계정과 원화예수금을 위주로 자금을 조달하며, 이를 바탕으로 통화 및 이자율 스왑 등 파생상품을 중심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미국·유럽계의 파생상품 계약규모는 4225조원(미국계 1592조원, 유럽계 2633조원)으로, 국내 전체 은행의 파생상품 계약규모(8381조원) 대비 50.4%를 차지했다.
한국은행은 외은지점 국가별로 자금조달과 운용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국내 금융시스템에 영향도 각각 다르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일본·중국계 은행은 국내 자본금 조달 비율이 높은데다, 우리나라 기업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반면 미국·유럽계의 경우, 파생상품거래 비중이 높아 우리나라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해야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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