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국토교통부가 국제행사를 개최하면서 국내 항공사로부터 수천만원대 항공권을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국내 항공사 관계자들을 불러 놓고 후원 홍보물품을 선택하게 하고 수천만원대 식사와 음료 비용을 공식 후원할 것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영일 의원(무소속, 해남·완도·진도)은 "국토부가 지난 5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항공운송심포지엄 및 국제항공협력컨퍼런스 2019' 행사를 개최하면서 국내 대형항공사로부터 몰래 항공권을 제공받았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국토부는 대한항공에서 노선별 왕복 퍼스트 클래스 2매와 비즈니스 클래스 업그레이드 17매, 아시아나 항공에서 미주·유럽 비즈니스 클래스 4석을 몰래 제공받았다"고 설명했다.

[자료=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영일 의원실]

항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왕복 퍼스트 클래스 2매는 2000만원, 비즈니스 클래스 업그레이드 17매는 4000만~6000만원, 미주·유럽 비즈니스 클래스 4석은 2000만원 수준이다. 총 수천만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 추정되는 금액이다.

윤 의원은 "국토부에서 처음 제출받았던 기관별 후원 현황에는 항공사로부터 항공권을 제공받은 사실이 없다고 나와 있다"며 "'허위자료 제출' 및 '은폐'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토부는 지난 2월 사전 준비회의를 하면서 국내 항공사와 유관기관 관계자들을 한자리에 불러 놓고 공식후원 협조를 요청했다. 국토부는 이 자리에서 항공사별 후원 물품을 선택하게 하고 개별 항공사별로 후원 방식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실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 행사에 2일차 만찬(2962만원)과 홍보물품 600개(38만원), 퍼스트클래스 왕복 항공권 2매와 비즈니스 클래스 업그레이드 17매 등을 후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여권 케이스(600만원)와 비즈니스클래스 항공권 4매를 후원했다.

또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에어부산을 비롯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각각 1000만원에 이르는 커피브레이크 및 기념품을 제공했다.

공공기관인 인천공항공사는 오찬(3825만원)과 홍보물품(343만원)을, 한국공항공사는 오찬(4250만원)과 홍보물품(89만원)을 제공했다. 항공 조업사 샤프에이비에이션K도 오찬(1950만원)을 후원했다.

윤 의원은 "국토부가 항공사들로부터 항공권을 몰래 제공받고 공식 후원을 강요했다면 그 자체가 전형적인 갑질이고 강요죄를 비롯한 범죄 혐의까지 의심할 수 있다"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감사원 감사를 비롯한 정부 차원의 감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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