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 입성이 불발된 오피스 공유 업체 위워크의 회사채 숏 베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기업공개(IPO)가 좌절된 데 따라 적자 기업 위워크의 자금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 데다 신용등급이 정크로 강등된 데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뉴욕에 위치한 사무실 공유업체인 위워크(WeWork)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와 함께 위워크는 직원들에게 이달 중 대규모 감원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하는 등 이른바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의 날개가 꺾였다는 평가다.
3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위워크의 회사채 유통 물량 6억6900만달러 가운데 약 10%에 해당하는 6700만달러 물량이 대부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공매도 세력은 회사채를 차용한 뒤 유통시장에서 매도하기 때문에 이는 월가 트레이더들 사이에 숏 포지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바로미터로 통한다. 차용된 물량만큼 숏 베팅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위워크의 회사채 가격은 가파른 하락을 연출하고 있다. 2025년 만기 회사채 가격은 액면가 1달러 당 85센트 아래로 하락, 발행 이후 최저치에 거래됐다.
지난 8월 IPO 기대가 고조됐을 때 1달러 5센트까지 올랐던 회사채 가격이 단기간에 가파르게 떨어진 셈이다.
위워크 회사채의 만기수익률은 12%에 육박, 크레디트 스위스(CS)가 집계하는 CCC 등급 하이일드 본드의 평균 수익률에 근접했다.
전망도 흐리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1일 위워크의 신용등급을 CCC로 강등하고,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피치가 평가하는 CCC 등급은 신용 리스크가 상당히 높다는 의미로, 실제 회사채 디폴트 가능성을 크게 제시한다.
위워크는 IPO를 통해 최소 30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아울러 JP모간과 골드만 삭스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으로부터 60억달러의 자금을 추가로 조달할 예정이었지만 증시 입성은 좌절됐고, 경영진은 당초 목표치에 크게 미달하는 규모로 차입을 논의하는 상황이다.
다이아몬드 힐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존 맥클레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회사채 공매도 급증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시장 반응”이라며 “악재가 꼬리를 물면서 위워크는 이른바 유니콘의 실패 사례로 꼽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위워크의 경영진은 이르면 10월 중 비용 감축을 위해 감원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위워크의 모기업인 위 코가 수 천명에 달하는 감원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위워크의 총 직원은 1만2500명.
이 밖에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최근 인수한 기업의 매각도 검토되고 있다. 오피스 관리 플랫폼인 매니지드 바이 큐와 커뮤니티 업체 밋업, 디지털 마케팅 업체 컨덕터와 부동산 업체 스페이스IQ 등의 지분 매각이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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