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범죄인 인도 법안 개정에 반대하는 과격 시위가 4개월째 이어지는 사이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유출된 자금이 40억달러에 달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치적 리스크와 사회 동요에 홍콩의 금융 허브 입지가 위축될 것이라는 경고와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홍콩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3일(현지시각) 골드만 삭스는 보고서를 내고 홍콩에서 대규모 과격 시위가 이어지는 사이 30억~4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싱가포르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시위 초기부터 고액 자산가들과 기업 경영자들이 자금을 싱가포르를 포함해 해외로 옮기고 있다는 소식이 금융권을 통해 전해졌지만 구체적인 수치가 제시된 것은 처음이다.
실제로 싱가포르통화청에 따르면 외화 예치금이 시위 발발 이전인 지난 5월 71억 싱가포르 달러에서 6월78억 싱가포르 달러로 늘어난 뒤 7월과 8월 각각 112억 싱가포르 달러와 128억 싱가포르 달러로 급증했다.
이례적인 예치금 급증은 홍콩의 부호들이 자금을 옮긴 데 따른 결과라는 계산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주요 지역의 거리는 물론이고 쇼핑몰과 공항까지 점령한 시위대로 인해 숙박과 관광, 소매업, 외식업 등 주요 산업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되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홍콩의 국제 금융 허브 위상이 흔들리는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규모 자금 엑소더스가 확인되면서 홍콩의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홍콩 당국은 올해 0~1%의 경제 성장을 예상하고 있지만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홍콩 경제가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보고서를 내고 중국인의 홍콩 여행이 급감하면서 소매업계 매출이 급감하는 반면 싱가포르의 관광 및 숙박, 유통 업계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자산가들의 자금뿐 아니라 국내외 기업들 역시 홍콩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시위가 장기화될 경우 경제적인 타겨기 작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8월 홍콩 기업공개(IPO) 시장이 2012년 이후 가장 크게 침체되는 등 금융시스템 역시 휘청거리는 상황이다.
한편 홍콩 당국은 시위자들의 복면 착용을 막기 위해 이날 긴급법을 발동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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