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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튼 전 美 차관보 “트럼프, 정상회담으로 대북제재 효과 허비”

기사등록 : 2019-10-1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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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초기에는 강한 대북제재, 이후엔 관리 못해”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성과 없는 정상회담을 하면서 대북제재 효과를 허비했다는 전직 미 국무부 관리의 지적이 나왔다.

수전 손튼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 대행은 10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정상회담을 하느라 실무협상을 하지도 못하고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해 버렸다”며 “당초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복귀하게 만든 국제적 압박마저 허비해 버렸다”고 말했다.

[서울=로이터 뉴스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30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9.06.30.

이어 “지난 두 차례의 정상회담, 특히 하노이 회담을 통해 북미 간 완전히 상반된 기대와 준비 부족 등이 드러나며 정상회담의 한계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손튼 전 차관보 대행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 성과에 대해서는 “5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가 채택돼 북한 경제를 강한 제재로 압박했다”며 “이 제재들은 북한이 무언가를 할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초기만 해도 지난 10년간 이룬 것을 뛰어넘는 성과를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이후 제대로 관리가 안 됐다”며 “북한 역시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이었고 미국도 정치 일정 때문에 북한의 그런 상황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튼 전 차관보 대행은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이 합의 없이 끝난 데 대해서는 “놀랍지 않다”며 “적절한 준비를 거치지 않고 또 한 차례 정상회담을 갖는 건 매우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향후 북미 협상과 관련해서는 “북한은 미국의 국내 사정을 감안해 최선의 다음 조치가 무엇인지 고민할 것”이라며 “북한은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랄 것이고 여기에 맞춰 전략을 짤 것”이라고 손튼 전 차관보 대행은 내다봤다.

이어 “이제 시간이 거의 없다”며 “(미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시험해보지 못했고 어느 정도의 국제 압박 캠페인이 김 위원장을 대화 방향으로 이끌었는지도 시험해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손튼 전 차관보 대행은 비핵화 해법을 묻는 VOA의 질문에 “90일 만에 북한을 비핵화시키겠다는 환상을 접고 단계적 진전을 만들기 위한 현실적인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며 “북한이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무언가를 포기할 것이라는 명제를 진지하게 시험해봐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영변 핵시설 뿐 아니라 우라늄 농축 시설까지 폐기할 경우 미국은 일부 제재 완화를 고려해야 하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이행되지 않으면 제재를 원상복구하는 ‘스냅백’ 조항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eog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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