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조국(54) 법무부 장관이 14일 장관 취임 한달 여 만에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향후 검찰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검찰개혁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면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한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같은 결정을 두고 일각에서는 조 장관이 갑작스럽게 장관직을 내려놓을 정도로 시급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조 장관이 갑작스럽게 사퇴를 해야 할 만큼 중대한 혐의를 검찰이 포착한 것일 수도 있다”며 “왜 지금 시점에서 장관직을 그만두겠다는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장관직 사퇴 의사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과천정부청사를 나와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앞서 조 장관은 이날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사퇴의 변을 남겼다. 2019.10.14 mironj19@newspim.com |
실제로 조 장관은 지난 8월 9일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부터 일가의 웅동학원을 비롯해 사모펀드·자녀 입시특혜·위장전입 등 각종 의혹에 휘말렸지만 번번이 중도 사퇴 의사를 일축했다. 그는 검찰이 처남 자택을 포함한 30여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하던 날에도 “진실이 아닌 의혹만으로 법무검찰 개혁의 큰 길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흔들림없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밝힌 장관직 사퇴 결정 배경에는 일가를 둘러싼 검찰 수사가 있었음이 암시되기도 했다.
조 장관은 “가족 수사로 인해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했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 감당했다”며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 일가 의혹을 일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사실상 조 장관 본인을 제외한 가족들을 모두 조사했다.
이미 지난달에는 6일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교수를 자녀 표창장 위조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 3일에는 ‘5촌 조카’ 조범동(36) 씨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동생 조모(52) 씨는 웅동학원 채용비리 혐의와 관련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기각됐지만 검찰이 영장 재청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김학선 기자 yooksa@ |
정 교수는 이날을 기준으로 검찰에 네 차례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서초동에서는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이번주 내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사실상’ 피의자 신분인 조 장관을 당장 불러 조사할지는 의문이다. 지난 주말에도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촛불집회가 열린 데다, 이날 조 장관이 사퇴하면서 자칫 동정 여론이 힘을 얻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앞서 검찰 관계자는 “(조 장관에 대한 직접 수사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법조계 한 인사는 “어쨌든 조사는 받게 되지 않겠느냐”며 “지금처럼 검찰개혁안을 발표하면서 ‘맞춤 개혁’한다는 비판을 듣는 것보다는 검찰도, 조 장관 본인도 부담은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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