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갈길 바쁜 현대중공업이 이번주 올해 임금협상 관련 노사 집중교섭에 돌입했다. 노사 양측 모두 조기 타결을 원하고 있지만, 입장차는 여전하다. 이번 집중 교섭 결과에 따라 연내 타결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 달성과 대우조선해양과의 합병 작업 마무리 등 현안이 많다.
17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15일부터 오는 18일까지 매일 만나 협상을 진행하는 집중교섭을 진행중이다. 그중 16일과 18일은 실무교섭으로 진행된다.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
아직까지 양측은 뚜렷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기본급 6.68% 인상과 성과급 최소 250% 보장, 하청노동자 임금 25% 인상 등의 내용을 포함한 요구안을 전달했다. 여기에 지난 5월 회사가 단행한 물적분할(법인분할)에 대해 무효화를 주장하고 있다.
사측은 그러나 아직 사측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노조측은 "집중교섭을 통한 조속한 타결의 시간을 준 만큼 회사가 준비했다는 제시안을 내놓아야할 때"라며 "이번 집중교섭 기간도 말장난으로 허비한다면 조합원들의 분노가 경영진을 향해 더 크게 몰아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측 관계자는 "노조가 협력사 처우 문제 등 임금협상 대상이 아닌 것을 주장하고 있어 아직 사측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노사간 갭이 좀 있고, 타결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측은 임협에서 물적분할과 부당징계 등 임금협상과 관련 없는 안건은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8월 서울중앙지법은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주총 절차상 하자, 분할 계획의 불공정 등을 이유로 노조가 제기한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노조는 사측이 오는 22일까지 조합원이 납득할 만한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23일부터 파업 등 총력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4년부터 거의 매년 파업과 함께 임금 및 단체협상을 해를 넘겨 타결했다. 올해 역시 계열사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23년만에 파업을 벌이는 등 연내 타결 여건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질적인 노사 갈등과 함께 일감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현대중공업그룹(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은 지난 9월말까지 90척(71억 달러)을 수주, 올해 수주 목표치인 159억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의 합병 작업 관련해선 주요국 합병 승인 절차를 진행중이다. 지난 7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달 22일 해외 경쟁 당국중 처음으로 중국에 기업결합 심사 신청서를 냈다.
이어 8월 카자흐스탄, 9월 싱가포르, 일본에도 기업결합 승인 절차를 진행중이다. 합병 관련 최대 관문인 유럽연합(EU)과는 지난 4월부터 사전 절차를 진행중이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