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미국 전직 고위관리들이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이 미국만을 상대하고 한국을 노골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대남 여론전'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내놔 눈길을 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18일 미국의소리(VOA)에 “북한은 지난 1년 반 동안 한국 내 민족주의에 호소하고 좌파 진영에 대한 이념 공세를 벌이는데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고 밝혔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 |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런 성공은 한국 내에서 북한에 대한 동조적 반응을 이끌어 북한이 한국을 ‘당연시’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자신들이 어떤 행동을 하든 한국이 늘 손을 내밀고 협력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한국을 멸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리비어 전 수석차관보는 이어 “북한은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각각 다른 게임을 벌이고 있다”며 “미국만이 북한이 원하는 안전 보장, 한미 연합훈련 중단, 주한미군 철수 등을 제공할 수 있어 ‘당연시’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고 말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VOA에 “북한은 한국 정부를 배제하고 하찮게 만드려는 동시에 북미 정상 간의 우호 관계를 통해 협상에서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왔다”고 분석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북한은 오직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려 하고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물론 한국과도 마주앉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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