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도출한 1단계 무역 합의가 일주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가운데, 벌써부터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가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백악관은 이번 1단계 합의 핵심은 중국이 400억~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국무원 경제 담당 부총리가 백악관에서 만났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양측 합의안 서면에는 어떠한 내용도 담겨 있지 않으며, 중국 상무부는 확실한 수치를 언급하지 않은 채 중국 시장 수요에 따라 농산물 구매에 나설 것이란 원칙적인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WP는 1단계 합의를 두고 백악관과 중국이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은 무역 갈등이 1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양측 간 이견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들은 여전히 투자를 중단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농민들은 합의 세부 사안이 공개되길 기다리면서 중국이 수입할 미국 농산물 최종 규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00억 달러를 두고, 1년에 500억 달러 수입과 2년에 걸쳐 500억 달러 수입에는 현저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중국이 약속한 500억 달러가 2년에 걸친 금액이라면 이는 중국의 수입 규모가 단순히 무역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무역 전쟁이 시작되기 전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매년 200억 달러 이상씩 수입했다. 특히 2012년에는 수입 금액이 259억 달러까지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역 갈등이 불거진 이후 지난해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매입 금액은 100억 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미국에서 농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불리지만, 중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농민 피해가 커지면서 일부 농민들은 무역 전쟁이 종료되지 않을 경우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한편 미국농업인연맹에 따르면 10월은 미국 대두 수확 기간으로 대개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중국으로의 대두 수출이 증가세를 보인다. 따라서 조만간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매입을 얼마나 늘릴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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