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온라인 무작위 추첨 입학 시스템인 '처음학교로' 의무 도입 실태 관리에 나선 가운데 당사자인 사립유치원에서는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학생 인구 감소로 대다수 사립유치원 경쟁률이 떨어지는데다 '직접방문'을 선호하는 학부모들의 성향을 무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소재 한 사립유치원의 원장은 21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아이들 유치원에 직접 가보지도 않고 홈페이지만 보고 인터넷으로 접수 하겠나"면서 "부모들은 유치원에 방문해 교육 설명회를 듣고 환경도 둘러보고 접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행정 절차만 더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서울시교육청. [사진=김경민 기자] |
처음학교로는 만 3~5세 아동을 대상으로 유치원에 입학 시킬 학부모나 보호자가 희망 유치원을 신청하면 자동으로 무작위 추첨하는 온라인 입학 시스템이다. 오프라인 추첨에 온 가족이 동원되는 병폐 등을 해소하기 위해 2017년 도입됐다.
도입 직후 처음학교로에 등록한 서울 소재 국‧공립유치원은 100%인 데 반해 사립유치원은 전체 629개(2018년 10월 24일 기준) 중 27.66%(174개)만 등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비리유치원 사태' 국면에 접어들면서 등록 유치원 수는 폭증했다. 서울 소재 사립유치원 633개(2018년 11월 15일 등록 마감 기준) 가운데 86.26%(546개)가 처음학교로에 등록했다.
교육당국이 입학 절차의 공정성을 높이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기 때문이라는 게 교육계 해석이다.
교육당국의 기조에 따라 서울시교육청도 2020년(입학연도 기준)부터는 모든 사립유치원도 처음학교로에 가입하도록 유치원 유아모집‧선발에 관한 조례를 개정했다.
처음학교로 미참여 유치원은 관련 법에 따라 정원 감축, 학급감축, 유아모집 정지 등 행정적 조치와 재정 차등 지원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해 사립유치원 원장은 "처음학교로를 관리 할 행정직을 뽑을 여력도 없다"며 "인건비는 매년 6~7% 정도 올라가는데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선 교육비 1% 수준으로 올리라고 하니 사립유치원 재정이 열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울에서 처음학교로가 필요한 사립유치원은 (원아모집 경쟁률이 2 대 1이 넘어가는) 극소수일 것"며 "처음학교로를 도입하지 않으면 불이익 받으니까 가입하긴 하는데 좋은지는 써봐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은 본청 유아교육과장을 팀장으로 한 상황관리팀을 구성해 처음학교로에 등록하지 않은 사립유치원에 대한 참여 안내‧독려를 할 계획이다.
단계적으로 가입 유치원이 늘어난 만큼 모든 사립유치원이 처음학교로에 가입할 것이란 게 서울시교육청의 판단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31일까지 처음학교로 가입 신청을 받고 27일까지 처음학교로 집중 가입 기간 보고 관리할 계획"이라며 "사립유치원이 처음학교로에 100% 가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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