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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삼성, 10년 준비 끝에 탈중국 성공...애플이 못한 것 해냈다"

기사등록 : 2019-10-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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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삼성전자가 최근 중국에서 제조 공장을 전면 철수한 것을 두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삼성이 최대 라이벌인 애플은 불가능하다고 했던 것을 이뤘다고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삼성은 지난달 말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에 있던 중국 내 마지막 스마트폰 공장을 폐쇄하며 장기 근속 직원들에게 현금 보너스와 함께 갤럭시 S10과 노트10를 나눠줬다. 한 삼성전자 임원은 기업이 위험성 분산을 위해 10년동안 생산 기지를 다각화한 노력 끝에 중국 공장을 폐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인도 구루가온에서 열린 '갤럭시 노트9' 출시 행사에서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2년 전까지만 해도 후이저우 공장은 6300만대의 스마트폰을 제조했다. 이는 삼성의 당시 연간 전 세계 생산량의 17%에 달하는 양이었다. 이 공장을 닫을 수 있었던 것은 삼성이 다른 국가들에 제조 공장을 설립해 생산량을 이전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2008년 베트남 박닌성, 2013년 타이응우옌성에 스마트폰 제조 공장을 세웠다. 두 공장에서 나오는 스마트폰은 연간 1억5000만대로 삼성의 전 세계 생산량 중 60%를 차지한다. 또 삼성은 지난해 7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에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공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 자체 공장 운영한 삼성과 달리 애플은 탈중국 힘들어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과 달리 애플을 비롯한 다른 스마트폰 기업들은 중국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평가이다.

컴플리트 매뉴팩처링 디스트리뷰션(CMD)의 폴 스테파넥 회장은 삼성이 자체 제조공장을 현지에 두고 운영한 반면, 애플은 현지 공장에 아웃소싱을 주는 형태로 제품을 생산해왔다고 설명했다. CMD는 아시아 아웃소싱 기업들에 자문을 제공하는 회사다.

스테파넥 회장에 따르면 애플은 제조업체 인력들을 교육시키는데 수십 년간 투자했다. 이는 애플이 미중 무역 분쟁에 재빨리 대응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간 투자한 인력 개발 비용을 무시하고 다른 동남아 국가로 생산 공장을 갑작스레 이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산라인 다각화를 시도한 기업 중 실패한 사례도 있다. 고프로는 지난해 12월 2019년 하반기까지 중국에서 멕시코로 중심 생산기지를 이전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신제품인 히어로8 카메라의 생산이 지연되면서 연간 수익 전망치를 낮출 수 밖에 없었다.

◆ 중국, 제조업 기지로서 메리트 떨어져

삼성의 탈중국은 중국이 가진 세계 제조업 공장 기지로서의 위상 변화를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그간 중국은 공급망으로서 우위를 점해왔으나 최근 임금 인상과 미국의 대중관세 압박으로 그 위상에 타격이 가해지고 있다.

삼성이 중국에 진출한 이유는 거대 시장과 저렴한 생산 비용 때문이었지만 이제 두 가지 메리트가 모두 사라졌다고 정창원 노무라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분석했다.

삼성은 해외 공장으로 생산량을 이전하면서도 중국 시장 공급을 위해 중국에서 제조량을 유지했다. 그러나 중국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생산기지의 매력이 줄었다. 삼성은 지난 2013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0%를 차지했으나 올해 1분기 1.1%까지 감소했다.

또한 다른 개발 국가들에 비해 임금이 높아지면서 비용상 이점도 줄어들었다. 황웨이핑(黄卫平) 중국 런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은 저숙련의 값싼 노동력이 강점이었는데 임금 상승으로 경쟁력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임금은 베트남의 2배이며 인도보다 수 배 더 높다고 FT는 설명했다.

다만, 삼성은 현지 스마트폰 공장은 닫았지만 보급형 스마트폰 일부는 아웃소싱을 통해 제작하고 있으며 반도체 공장에 대한 투자도 유지하고 있다. 지난주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14일 중국 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 삼성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각국 기업이 중국에 와서 발전 기회를 공유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톈진완다타이어그룹 직원들이 중국 허베이성 씽타이에 위치한 생산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2019.05.21. [사진=로이터 뉴스핌]

 

lovus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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