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미국 국무부는 러시아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 진입을 '도발적인 공군작전'이라고 표현하며 동맹국인 한국과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3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 관련 논평 요청에 "미국은 최근 러시아 항공기의 도발적인 공군작전과 관련해 동맹국 한국과, 한국의 우려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답했다.
지난 7월 23일 독도 영공을 침범했던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가 주변 상공을 비행하고 있는 모습. 일본 방위성은 이날 자위대 소속 공군기가 쵤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놓고 미국은 한국과 밀접히 조율하고 있다"며 "상황을 계속 주시하면서, 역내를 불안정하게 만드려는 러시아의 추가적인 시도를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러시아 군용기 A-50 1대, SU-27 3대, TU-95 2대 등 6대가 카디즈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러시아 대사관 측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러시아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은 올해만 20차례에 달한다. 미국 전직 관리들은 러시아가 한미일 3각 공조에 균열을 초래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VOA에 "러시아의 침범은 미국이 지지하는 자유로운 비행 원칙에 반할뿐 아니라 역내 갈등 조장 의도가 분명하다"며 "역내 상황, 특히 한미일 3각 공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이를 약화시키기 위한 시험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수석차관보는 "러시아의 침범은 한국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비슷한 저자세로 나오는지 시험하려는 성격"이라며 "한일 관계가 악화되는 시점을 악용해 한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을 비행함으로써 두 나라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시험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고 밝혔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는 "일부 러시아 군용기가 울릉도 북방 카디즈로 진입해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비행 항로로 설정한 것은 한일 간 영유권 분쟁을 촉발시켜 분열을 야기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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