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정부가 25년 간 유지해온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를 결정했다.
정부는 2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WTO 개도국 논의 대응방향을 발표 하고 있다. 2019.10.25 leehs@newspim.com |
'WTO 개도국 지위'는 회원국이 스스로의 판단해 선언하는 '자기결정 방식'으로 부여된다. 특정국가의 개도국 선언에 대해 다른 회원국이 문제삼지 않을 경우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개도국으로 인정되면 WTO 협정이나 주요결정 시 관세 및 보조금 등 155개의 개도국 우대조항이 적용된다.
'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요인으로는 지난 1995년 당시부터 개도국인지에 대한 논란과 현재 국내총생산(GDP) 세계 12위, 수출 6위, 국민소득 3만 달러 등 비약적인 발전이 고려됐다.
또 WTO 164개 회원국 중 선진 7개국 정상회담(G7)·유럽연합(EU) 의장국·신흥시장 12개국 등 세계 주요 20개국(G20)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인 점도 결정 요인이다.
현재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을 모두 충족하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9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호주)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 만큼 대외적인 위상이 높아졌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무엇보다 개도국 대외 동향을 보면 우리나라 경제규모와 비슷한 싱가포르, 브라질, 대만 등 다수 국가들이 향후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향후 WTO 협상에서의 개도국 혜택 불인정 가능성도 작용됐다. 현 시점에서 개도국 특혜에 관한 정부의 결정을 미룬다 해도 WTO가 혜택을 유지해 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
그러면서도 정부의 대응여력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는 "우리가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더라도 이는 미래의 WTO 협상부터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협상이 시작되어 타결되기 전까지는 기존 협상을 통해 이미 확보한 특혜는 변동 없이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현재 DDA 농업협상이 장기간 중단돼 사실상 폐기상태에 있고 그간의 사례를 감안할 경우 향후 협상이 재개되어 타결되려면 상당히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즉, 개도국 특혜를 포기해도 당장 농업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래 협상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대비할 시간과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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