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핌] 최대호 기자 = 화성연쇄살인사건의 8차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20년간 옥고를 치른 윤모(52) 씨가 '이춘재 자백'에 고마움을 표했다.

26일 오후 화성 8차 사건 재조사를 위해 경기 수원시 조원동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모습을 보인 윤씨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이춘재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날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한 그는 "이씨가 자백 안했으면 재조사를 받는 일도 없고, 제 사건도 묻혔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로고 [뉴스핌=최대호 기자]

현재 경찰이 과거 부실·강압 수사를 부인하고 있는 것을 두고는 "당시 강압과 고문이 있었다"며 "나는 4급 장애인이다. 여태 사과를 받아본 적 없다. 양심이 있으면 당당히 나와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윤씨는 과거 언론에 대한 불신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는 "30년 전에 언론사는 뭐 했는지 모르겠다. 당시 기사가 잘못 나가서 20년을 감옥에서 살았다. 솔직히 격분 안할 수 없다, 솔직히 기자 못 믿겠다"고 분개했다.

화성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모(당시 13세)양이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을 당한 뒤 목이 졸려 숨진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체포의 형태와 성분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감정한 결과 윤씨가 범인이라며 이듬해인 1989년 7월 그를 체포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과 범행 수법 등이 달라 윤씨가 모방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결국 윤씨는 강간살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청주교도소에 수감됐다. 이후 징역 20년형으로 감형됐으며, 2009년 8월 출소했다.

윤씨는 과거 경찰 수사 당시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고, 2심부터는 이를 진술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억울한 옥살이'를 주장해왔다. 이춘재는 8차 사건도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자백한 상태다. 경찰은 이후 2차례 윤씨를 만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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