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부동산

[D의 공포] "경기부진 해법은 결국 SOC" 민간투자 없으면 '반쪽'

기사등록 : 2019-10-29 08:56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전체 건설투자 중 재정부문 20% 그쳐..민간투자 절실
정부 민간투자 활성화 사업 '낙제점' 수준..손질 필요
지속적이고 일관적인 투자로 안정적인 '시그널' 줘야

[편집자] 지금 한국경제를 '서서히 데워지는 솥 안의 개구리'에 비교하는 지적이 많습니다. 두 자릿수 성장은 먼 얘기가 됐고, 3%대에서 2%대로 떨어지더니 이제 '2% 성장'도 지켜내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물가상승률도 0%대로 고착되는 양상입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디플레이션 악몽'이 한국경제에도 공포로 엄습합니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디플레이션 공포(D의 공포)'를 피하기 위한 각 경제주체의 노력을 점검하고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민간의 활력을 높이는 데 건설의 역할이 크다. 이를 위해 필요한 건설투자를 확대해 나가겠다"

정부가 선택한 경기부양 해법은 결국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긴급 경제장관회의에서 최근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건설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4대강 사업'과 같은 인위적 경기 부양책을 쓰는 대신 국민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SOC 투자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 주도의 건설투자로 경기 부양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전체 건설투자 중 공공의 비중은 20%. 결국 민간의 적극적인 투자가 절실하다. 건설업계는 민간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발굴하고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0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대통령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19.10.22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건설부문의 역할을 강조하자 민간투자 활성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올 상반기 총 104조원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1월 총 24조원 규모의 국가균형발전 사업, 4월 48조원 규모 생활 SOC 3개년 투자 계획, 6월 노후 인프라 개선을 위한 32조원 투자 계획 등이다. 또 내년 SOC 예산을 올해보다 12.6% 상승한 22조3000억원으로 편성하는 등 경기 부양책으로 건설투자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에 따르면 인프라 투자는 정부가 침체기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정책 수단이다. 경제적 파급력이 높고 민간투자를 유인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산업연관표를 기준으로 건설업은 10억원 당 취업유발계수가 11.0명, 고용유발계수가 8.2명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1인당 소득 4만 달러 미만의 국가에서는 정부 고정자본 투자가 민간 투자를 늘리는 유인 효과가 크다는 것이 건산연의 설명이다.

건설업계는 공공의 재정 투자만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투자가 함께 이뤄져야 부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건산연에 따르면 전체 건설투자 중 공공의 비중은 20% 수준에 그친다.

연도별 SOC 예산 추이 [제공=국토연구원]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의 민간투자 활성화 정책은 낙제점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 2013년 신규 추진 예정 사업을 민자사업으로 우선 검토하는 사실상의 '정부고시사업' 활성화 조치를 발표했지만 추진 성과는 거의 없었다.

또 임대형(BTL) 사업에 민간제안을 허용하고 혼합형(BTO+BTL) 사업을 추진키로 했지만 지난 9월 기준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에 고시·공고된 민자사업 중 이같은 사업 방식은 전무하다.

2015년 민간제안사업의 최초 제안자 우대점수를 현실화(총점의 1%→2~3%)하기로 했으나 최근 10년간 30여 개 사업의 최초 제안자 우대점수율은 평균 0.86%에 불과했다. 2015년 도입 후 4년 간 운영하던 위험분담형(BTO-rs) 방식은 제도 변경으로 같은 방식으로 준비하던 모든 사업의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서울지하철 9호선, 거가대교 등에서 사업재구조화와 자금재조달로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완화와 통행료 인하를 추진한 사례도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정책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성공적인 경기 부양책을 위해서는 먼저 지속적이고 일관적인 투자로 정책적 신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철한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인프라 투자는 최소 3~5년 이상의 투자가 지속되는 장기 사업으로 일관적인 정책 목표 구축과 사업 시행을 통해 정책적 신뢰도를 쌓을 필요가 있다"며 "부양 효과를 높이기 위해 민간투자사업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데 정부가 장기 투자에 대한 안정적인 신뢰를 구축하지 못하면 민간 참여도가 낮아져 정책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syu@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