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올들어 세 번째 금리인하와 중기 조정의 마무리로 요약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10월 통화정책 회의 결과는 금융시장에 상승 동력을 제공한 동시에 향후 잠재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월가는 이날 정책자들의 결정에 수긍하는 모습이다. 이른바 '매파' 금리인하에 주가 상승으로 화답한 한편 국채 선물 거래에서는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한풀 꺾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의 관심은 향후 정책 행보다. 연준이 금리인하를 마무리했지만 당장 인상으로 방향을 전환하기보다 인플레이션을 포함한 경제 지표와 무역 마찰을 중심으로 리스크 요인을 당분간 살필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에 귀를 세운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30일(현지시각) 연준은 이틀간의 통화정책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1.50~1.75%로 25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2015년 12월 통화정책 정상화 이후 9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한 연준은 지난 7월과 9월에 이어 세 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아울러 정책자들은 성명서에서 '미국의 경기 확장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문구를 삭제, 중기 조정의 종료에 대한 힌트를 제시했다.
지난 6월 성명서에 처음 등장한 해당 분구는 첫 매파 금리인하가 이뤄진 7월과 9월까지 유지,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통화완화 시그널을 제공했다.
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현재 통화정책이 적정한 상태라고 판단한 것도 문구 삭제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월가는 이날 결정에 만족하는 표정이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로 신경전이 일정 부분 진정됐지만 추가 금리인하로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제공했고, 중기 조정을 적정 수준에서 마무리한 것은 향후 리스크 대응을 위한 포석을 마련한 셈이라는 해석이다.
미 투자 매체 CNBC는 세 차례 금리인하가 과거부터 일반적인 중기 조정 폭이었고, 닷컴 버블이 붕괴됐던 2000년을 포함해 연준이 이보다 더 큰 폭으로 금리를 내렸을 때 위기가 닥쳤다고 전했다.
라자드 애셋 매니지먼트의 론 템플 미 주식 헤드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고, 금융시장은 이에 동의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미 국채 선물 트레이더들의 연내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크게 떨어졌다.
연방기금 선물이 연말 기준금리를 1.53%로 예상, 이날 결정된 기준금리의 하단과 일치한 것. 아울러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장 후반 6bp 하락하며 1.77%에 거래된 반면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보합권에서 유지됐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연준의 다음 행보다. 일단 연준이 경제 펀더멘털에 대해 호평했지만 당장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진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상당 기간 기준금리가 현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카데미 증권의 피터 치르 매크로 전략가는 FT와 인터뷰에서 "연준과 시장 모두 통화정책이 매우 균형된 상태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며 "정책 금리 변동이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파월 의장이 다음 정책 결정에 앞서 인플레이션 상승을 확인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은 기준금리를 1.50~1.75%에서 일정 기간 유지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을 위해서는 매우 의미있는 인플레이션 상승이 확인돼야 한다고 언급, 시장의 관측에 설득력을 실었다.
한편 이날 연준의 결정에 뉴욕증시의 S&P500 지수가 0.33% 오른 3046.77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다우존스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0.4%와 0.3% 상승하며 최고치와 거리를 좁혔다.
반면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가 0.22% 완만하게 하락하며 97.47을 나타냈고, 금 선물은 0.5% 가량 오르며 온스당 1498.00달러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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