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서영욱 기자 = 검찰이 '타다'를 불법 결론 내린데 대해 검찰과 법무부·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가 책임공방을 이어가면서 이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대검찰청 [사진=뉴스핌 DB] |
4일 정부와 검찰 등에 따르면 검찰의 타다 기소를 둘러싼 논란의 불씨는 검찰이 지난달 말 타다를 불법으로 결론내고 기소한 데 대해 정부 고위관계자가 잇따라 비판 발언을 쏟아내면서 불이 붙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김태훈 부장검사)는 타다를 운영하는 브이씨엔씨(VCNC)의 박재욱 대표와 VCNC 모회사인 쏘카의 이재웅 대표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위반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하고 두 회사도 양벌규정에 따라 재판에 넘겼다고 10월 28일 밝혔다.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는 같은 달 31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신산업은 기존 산업과 이해충돌을 빚을 가능성이 있지만 신산업을 마냥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된다"며 "이해는 조절하며 신산업을 수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사실상 검찰의 처분을 공개 '저격'했다.
주무 부처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국회에서 "타다에 대한 내용을 담아내는 법이 곧 통과되는데 검찰이 사법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이들 외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도 잇따라 검찰에 날을 세웠다.
검찰도 가만있지 않았다. 대검찰청은 1일 대변인실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검찰은 타다 사건이 정부 당국의 정책적 대응이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라고 보고 사건 처리 방침을 사전에 알린 후 처분했다"고 정부 반응에 불만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면서 "지난 7월 정부 당국으로부터 정책 조율 등을 위해 사건 처분을 일정기간 미뤄줄 것을 요청받았다"며 "이후 이 기간을 훨씬 상회하는 기간 정부의 정책적 대응 상황을 주시했고 이번에도 당국에 사건 처리 방침을 사전에 알렸다"고 설명했다.
또 "면허·허가 사업에서 면허·허가를 받지 않은 무면허 사업자 또는 무허가 사업자가 면허·허가 대상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 정부는 법령에 따른 단속과 규제를 할 의무가 있고 이는 면허 또는 허가 사업의 본질"이라며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의 면허 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현행 법령상 피고발인들의 행위가 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해 기소한 것"이라며 사건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을 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재웅 쏘카대표(상)와 택시업계 반대 시위 모습 [사진=뉴스핌DB] |
그러자 국토부와 법무부가 나섰다. 국토부는 검찰로부터 전달받은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법무부는 이에 대검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처분을 미뤄달라고 요청한 것은 맞지만 국토부에 별다른 입장을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인정했다.
검찰이 국토부에 직접 관련 의견을 물은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당초 국토부는 검찰로부터 기소 처분과 관련해 전달받은 것이 없다고 반발했으나, 검찰이 타다 불법 여부를 최종 결론짓기 위해 지난 5월과 7월 국토부 주무부서에 보낸 의견조회 공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국토부 측 관계자는 "검찰에서 의견조회 공문을 보낸 것은 맞지만 민감한 사안이라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단순 의견조회와 기소 여부를 묻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기소와 관련해 사전에 사건처리 방침을 통보받았거나 이를 사전 협의한 사실이 없다는 점은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원칙을 내세워 타다를 기소한 검찰 보다는 검찰의 타다 고발사건 수사 착수 이후 8개월 동안 대책을 내놓지 못한 정부 당국과 정치권 책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관계 부처간 소통 부재로 인한 업무 공백에 대한 지적도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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