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은 최근 미국 국무부가 자국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것은 정치적 도발이라며 "단죄할 것"이라고 5일 위협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지난 1일 미 국무부가 발표한 '2018년 국가별 테러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이것은 미국이 우리에 대한 체질적인 거부감에 사로잡혀 대조선(대북) 적대시정책을 변함없이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6월 4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문 발표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
외무성 대변인은 그러면서 "온갖 형태의 테러와 그에 대한 어떠한 지원도 반대하는 것은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테러의 온상이며 왕초인 미국이 '테러재판관' 행세를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적반하장"이라고 반발했다.
또한 "조미(북미)대화가 교착상태에 놓은 지금과 같은 민감한 시기에 미국이 테러지원국 감투를 계속 씌워보려고 집요하게 책동하고 있다"며 "이는 대화상대방인 우리에 대한 모독이고 배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이러한 태도와 입장으로 조미대화의 창구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일련의 반응은 새로운 일은 아니라는 관측이다. 북한은 그간 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할 때마다 매체를 활용해 '대미비난전'을 펼쳐왔다.
미국은 지난 1998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처음으로 지정했다. 1997년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 사건'이 주된 이유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일 "지난달 31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사진=노동신문] |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미 수출관리 법규에 따라 ▲무기 수출 금지 ▲테러 전용 가능성 품목 수출 금지 등의 규제를 받는다.
더불어 ▲일반 특혜 관세제도 적용 금지 ▲수출입 은행 보증금지 ▲국제금융기구에서의 차관 지원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 등의 불이익도 뒤따른다.
이와 함께 테러지원국이라는 '낙인'은 국제사회에서의 외교활동에 있어 국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는다.
미국은 지난 2008년 영변 핵시설 냉각탑 폭파 등 북미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자 2008년 테러지원국에서 북한을 제외시켰다.
하지만 9년만인 2017년 11월 북한을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 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맹독성 신경작용제 'VX'에 피살된 것이 결정적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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