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5일 한국은행은 '2019년도 제17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10월 16일 개최)'을 공개했다. 당시 대부분의 금통위원들은 성장둔화 및 물가하락 압력이 지속되고 있어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판단,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지난 10월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인하했다. 하지만 7명 금통위원 중 이일형, 임지원 위원은 소수의견으로 금리동결을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시장에선 성장률 둔화 우려 등으로 기준금리 인하 의견이 우세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총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9.10.16 kilroy023@newspim.com |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금리인하 의견을 낸 A금통위원은 "세계교역 둔화세를 중심으로 대외 요인이 부정적이며, 내수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세계 상품수입량 추이는 2018년 연간 3.7% 증가에서 올해 1분기 0.3%, 2분기 -0.5%로 빠르게 둔화했다. 그는 "세계경기 침체효과가 중국을 매개로 증폭될 위험이 있다"며 "국내경제도 수출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B금통위원도 세계교역 부진으로 성장 하방리스크가 커졌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올해는 물론 내년 성장과 물가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금리인하 이유를 전했다. 다만 금융안정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B위원은 덧붙였다. 그는 "저성장·저물가에는 경기순환적 요인 외에도 저출산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과 복지확대 등 제도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며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어 적극적인 구조개혁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금통위원은 민간 수요둔화 및 물가상승률 하락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수출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설비투자 건설투자가 부진하고 민간소비도 둔화하는 상황에서, 정부소비만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2~3년 간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인 2%에서 이탈해 하락 추세가 뚜렷하다"며 "기조적 물가상승률을 차감한 실질금리 기준으로는 주요 선진국 대비 우리나라가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D금통위원 역시 성장 및 물가하락을 우려하며 금리인하 의견을 냈다. 금리인하로 인한 가계부채 확대 우려에 대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대책 등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돼 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확대되는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예상대로 10월 3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반면 이일형, 임지원 위원은 금리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동결 의견을 낸 E위원은 "현재 기준금리(1.50%)는 충분히 완화적"이라며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경기와 물가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8월 금통위 이후 하방 리스크가 추가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생산이 두달 연속 증가하는 등 일부 지표가 개선됐으며, 물가하락은 작년 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와 고교 무상교육 등 정책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F위원은 금융불균형 리스크를 강조했다. 완화적인 거시정책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아직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레버리지를 통한 단기적 성장은 부에 대한 착시효과를 일으키고 금융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자산과 부채가 부동산시장으로 빠르게 쏠리고 있는데, 부동산투자 재조정 및 과잉공급에 따른 전월세가격 하락은 성장 및 물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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