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내년 11월 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주요 대선주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1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선거인단 득표로 승패가 갈리는 미국의 선거제도를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호각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ABC 방송과 공동으로 지난달 27∼30일 전국 성인 1천3명을 대상으로 유·무선전화(오차범위 ±3.5%) 방식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의 선두권 후보 5명이 양자 대결에서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앞선다고 보도했다.
유세 연설 중 여유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는 56%대 39%로 17%포인트나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는 55%대 40%,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는 55%대 41%로 조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심지어 민주당의 중위권 후보인 부티지지 시장(52%대 41%),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51%대 42%)과의 맞대결에서도 밀렸다.
민주당 선두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양자 대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남성 유권자 사이에선 47%로 동률을 이뤘다. 그러나 여성 응답자 중 64%가 바이든을 지지하는 반면 여성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33%에 불과했다.
특히 대학 졸업 이상의 백인 유권자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57%대 41%로 앞섰지만 대졸 미만 백인 유권자층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57%로 39%에 그친 바이든 전 부통령 앞질렀다.
다만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졸 미만 백인 유권자 투표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보다 36% 포인트나 앞섰기 때문에 격차가 줄어든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무당파 유권자층에서도 46% 대 42%로 클린턴 후보를 근소하게 앞섰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선 바이든 전 부통령이 무당파 유권자 지지율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17% 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 대선 후보 토론에 나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왼쪽부터)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WP는 지난 대선과 달리 무당파와 대졸 미만 백인 유권자층의 지지율 변화가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선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WP는 물론 미 대선 전문가들은 단순 지지율은 실제 미국 대선 결과에 착시 현상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대선 투표 총득표수가 아닌 주별 선거 결과에 따른 선거인단 확보 결과로 정해지는 간접 선거 방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후보는 총득표수에선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약 300만 표나 더 얻었지만, 주요 승부처인 경합주에서 근소한 표차로 패하면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일 미시간, 플로리다 등 6개 경합주를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와 분석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르면 바이든 부통령은 미시간, 펜실베니아주에서 각 1% 포인트씩 트럼프 대통령에 앞섰다. 위스콘신, 애리조나, 플로리다 주에서도 각 2% 포인트 앞섰다. 노스 캐롤라이나주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2%포인트 우세했다.
같은 방식의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미시간에서만 3%포인트 뒤지고 위스코신주에선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나머지 주에선 1~4% 포인트 우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런 상원의원을 상대로도 애리조나에서만 동률을 이뤘고 나머지 주에선 1~4%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승부처인 경합주만 따져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호각을 이루며 다소 앞서 있고, 나머지 후보들은 열세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아들의 우크라이나와 중국 이권 개입 논란이 장차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선거 캠프가 전체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에 뒤지고 있어도 내년 대선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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