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한국소비자원이 직수정수기 곰팡이 논란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10월 한 달간 LG전자의 퓨리케어 정수기에서 곰팡이가 나온다는 민원이 95건에 달한 데 따른 것이다.
소비자원은 이를 직수정수기 전반의 문제로 파악하고 문제를 조사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정수기 업계에서는 LG전자에 국한된 문제를 업계 전반으로 확대하지 말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지난 10월 한 달 동안만 LG전자 정수기에 곰팡이가 낀다는 신고가 95건 들어왔다"며 "(LG전자 외에도) 직수정수기 전반에 비슷한 문제제기를 확인했고 정수기업체들과의 정례협의체에서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정수기업체에 곰팡이 원인 분석을 요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면 업체의 분석내용을 소비자원에서 검토하고 개선점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LG전자의 퓨리케어 정수기 안 스티로폼 부분에 곰팡이가 낀 모습.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2019.11.08 nanana@newspim.com |
지난달부터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직수방식 정수기, 특히 LG전자 퓨리케어정수기의 곰팡이 논란이 불거지면서 관련 민원이 급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소비자원에 접수된 LG전자의 정수기 곰팡이 관련 신고는 총 103건이다. 이중 10월 한 달 동안만 95건이 접수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직수정수기에 곰팡이가 핀다는 민원은 다른 정수기 제조사에서도 나오는 편이기 때문에 이번 문제를 직수정수기 전반의 문제로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LG전자 외 타 제조사에 대한 소비자 신고는 일시적으로 증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정업체의 소비자 민원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관례에도 소비자원이 LG전자에 한해서 곰팡이 정수기 신고 내역을 공개한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약 700만대 규모의 전체 정수기 시장에서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은 3위 수준이다. 1등업체인 웅진코웨이가 약 50%를 차지하고 2위인 SK매직과 3위인 LG전자가 10%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점유율에도 LG전자에 민원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정수기 구조상 직수정수기에서 곰팡이 문제가 더 적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직수정수기 전반의 문제'라는 말이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수기는 보통 저수조(역삼투압) 방식과 직수 방식으로 구분된다. 저수조 방식 정수기는 물을 꼼꼼히 정수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수 속도가 느려 미리 정수해 둔 물을 모아놓는다. 이 때문에 저수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오히려 비위생적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직수 방식 정수기는 나노필터를 통과한 물을 바로 마시는 구조로 정수 능력은 저수조 방식에 비해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빠르게 정수된 물을 바로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 시장 비중이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저수조 정수기는 구조상 곰팡이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물이 덜 깨끗할 수 있어도 직수정수기를 쓰는 것인데 여기서 곰팡이가 나온다면 쓸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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