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내년도 회사채 순발행이 10조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올해의 절반 에도 못미치는 물량이다. 전체 발행잔액은 240조원 가량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10월까지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회사채는 약 65조원어치 규모다. 역대 최대다. 직전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전체 발행액 60조원도 넘어섰다.
이는 글로벌 금리하락 기조에 조달비용이 낮아지자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투자등급(AAA~BBB) 내 모든 등급에서 순발행을 기록하면서 올해 순발행 규모는 약 2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내년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약 44조원 규모로, 사실상 전액 회사채 발행으로 차환될 예정이다. SK그룹(7조1000억원→4조6000억원)과 LG그룹(3조4000억원→2조6000억원)의 차환 규모는 올해보다 줄어들겠으나, 롯데그룹(2조5000억원→3조3000억원)과 현대차그룹(2조3000억원→3조원) 등은 더 늘어날 것으로 한화투자증권은 집계했다.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주요 대기업 그룹 회사채 발행 추이 [자료=한화투자증권] 2019.11.08 bjgchina@newspim.com |
2020년 역시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유동성 확보를 위한 회사채 발행수요는 일정 수준 유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2017년부터 계속된 회사채 순발행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리스크 확대 및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순발행 규모는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란 게 중론이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도 회사채 순발행액을 올해(약 23조원)의 절반 이하인 10조원 정도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화학·IT부문 위주로 투자수요가 지속하면서 전체적인 순발행은 이어지겠으나, 신용위험 우려로 인해 투자등급 내 하위등급(A등급 이하) 발행은 상위등급보다 저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자 측면에서는 보험·연기금 위주로 투자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전혜현 KB증권 연구원도 발행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봤다. 올해는 금리인하 기대 속에 발행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됐으나, 내년에는 펀더멘탈 영향이 더 중요해지면서 기관들의 매수 여력도 줄어들 것이란 전언이다. 전 연구원은 "신용평가사들의 '부정적' 등급전망이 확대된 상황에서 기업들이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금조달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금리인하 기대감은 내년에도 유효하지만, 전반적으로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가격 매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올해 발행시장이 예상외로 흥행한 만큼, 내년엔 기저효과로 인해 발행규모가 절반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내년 회사채시장이 올해와 비슷한 규모로 호황을 이어갈 것이란 의견도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부진하면서 기업들의 현금창출이 어려워질텐데, 금리가 낮을 때 먼저 조달하겠다는 니즈가 있다"며 "수요자 측면에서도 금리인하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현행 1.25%에서 0.75%까지 인하하면서 채권가격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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