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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반환점] '미완의 검찰개혁' 후반기도 가시밭길

기사등록 : 2019-11-0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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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수사→조국사태→공수처 공방으로 검찰개혁 난관

[편집자] 문재인 정부가 11월 9일로 임기 5년의 반환점에 섭니다. "잘못된 관행과의 과감한 결별"이란 취임사로 시작한 '문재인의 2년 6개월'은 소득주도성장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두 축으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경제와 남북문제 모두 답답한 흐름인 것도 현실입니다. 종종 피로감도 엿보입니다. 과연 후반 레이스는 어떨지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문재인 정부의 나머지 절반을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권력 눈치 안 보는, 성역 없는 수사기관을 만들겠습니다."(2017년 4월 대선공약집)

문재인 대통령은 19대 대선 후보 당시 '권력기관 개혁'을 1순위 공약으로 내놨다. 그 중 가장 앞세운 것이 '검찰개혁'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찰권을 분산시키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사진= 청와대] 2019.07.25 photo@newspim.com

◆ 정권 초기 적폐수사로 검찰 특수부 오히려 강화

문 대통령은 집권 전반기 경실련 출신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을 중심으로 검찰개혁 작업을 진행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이 꾸려 검찰의 과오를 밝히고 재수사를 실시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6월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를 골자로 한 법무부·행정안전부 장관의 합의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문 정권 초기 '적폐청산 수사'로 검찰 특수부는 어느 때보다 강화됐다. 정권 초기 검찰개혁을 할 기회가 있었지만 적폐수사에 비중을 두는 바람에 오히려 검찰이 강화됐다. 박상기 전 장관 역시 이 점을 인정했다.

박 전 장관은 복수의 시사프로그램에서 "개인적으로 미흡했다고 생각하는 게 검찰개혁 분야"라며 "사실 적폐수사를 신속히 끝내야 된다는 점 때문에 특수부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손을 못 댄 것, 이런 것이 좀 아쉬운 점"이라고 밝혔다.

숱한 논란 속에서도 박 전 장관 후임으로 조국 전 장관이 임명되면서 '검찰개혁'은 또 다른 변곡점이 됐다.

'검찰개혁의 불쏘시개' 역할을 자처한 조 전 장관은 약 한달 여 동안 대통령령 제·개정을 통해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 법무부 탈검찰화 등 검찰개혁을 빠르게 착수했다. 검찰 역시 특수부 축소, 공개소환 금지, 심야조사 폐지 등 수차례에 걸친 자체 개혁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검찰의 조 전 장관 가족 일가 수사와 관련해 여론은 서초동의 '검찰개혁' 집회와 광화문의 '조국 사퇴' 집회로 양분됐다. 결과적으로 검찰개혁 논의가 진전되기보다는 정치적 공방이 더 거셌다.

◆ 후반기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 공방 치열

문 대통령은 오는 9일로 임기 반환점을 돈다. 하지만 권력기관 개혁 특히 검찰개혁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기관이라는 평가를 받을 때까지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고 천명한 것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문 대통령은 법무부 차관과 검찰국장을 이례적으로 청와대로 불러 직접 지시를 내렸다.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직접 챙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 검찰개혁 논의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공수처 설치' 등에 대한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정권이 교체된 뒤 검찰에 다시 권한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수처 설치 등 검찰의 권한 분산을 법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령 제·개정을 통한 법무부발 개혁도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도 "정확히 하려면 법률로 제도화를 해야 한다. 정권이 바뀌면 원위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오른 공수처 법안과 수사권 조정 법안은 내달 3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다. 하지만 공수처 법안을 중심으로 자유한국당의 반대가 거세고 선거제 개편 논의까지 맞물려 법안 통과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상반기 여론조사에서 공수처 설치 찬성은 65~70%에 달했지만 조국 정국을 거치면서 최근에는 50%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또한 검찰이 자체 개혁안을 냈지만 직접 수사 축소 등에선 분명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국정감사에서 "검찰 권한을 분산하는 것에 동의하고, 수사기관 상호 견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검찰청은 지난달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패스트트랙에 오른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의견서에 "비대해진 사법경찰관의 권한에 대해 충분한 견제와 감시가 이뤄져야 국민의 인권이 보장된다"며 "이를 위해 검사의 사법통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썼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 검찰개혁도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핵심 쟁점을 놓고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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