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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오 '인터폴 적색수배' 논란..."과도한 조치" vs "당연한 절차"

기사등록 :2019-11-08 17:10

윤지오, 최근 인터폴 적색수배 내려져
시민단체 "과도한 조치" 주장하지만...경찰은 "당연한 절차"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명예훼손·사기 혐의로 피소됐으나 외국에 머무르며 수개월간 경찰 조사를 거부한 배우 윤지오 씨에게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중범죄 피의자도 아닌 윤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를 신청한 경찰의 판단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인터폴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윤씨에 대해 지난 6일 적색수배를 내렸다. 적색수배는 인터폴 수배 단계 중 가장 강력한 조치다. 적색수배가 내려지면 인터폴 가입된 세계 190여개국 사법당국에 수배자의 사진과 지문 등 정보가 공유된다. 체포됐을 경우에는 국내로 압송된다. 사실상 경찰이 윤씨에 대한 고강도 수사에 착수한 셈이다.

국내 수사당국이 인터폴 적색수배를 활용한 대표적 사례는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때다.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독일에 체류중인 정유라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경찰도 지난 2015년 4조원대 다단계 사기 사건인 '조희팔 사건' 수사를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활용했다. 지난 6월에는 주가조작으로 140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챙기고 해외 도피한 범LG가 3세 구본현 씨에 대해 적색수배를 요청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선 경찰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윤씨에게 적용된 혐의를 고려하면 경찰이 인터폴 적색수배까지 요청할 필요는 없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관계자는 "적색수배는 강력범죄 혹은 5억원이 넘는 규모의 경제범죄를 저지른 자를 찾아내기 위한 조치"라며 "윤씨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뻔히 아는 상황에서 적색수배는 사실상 국가권력이 시민에게 엄포를 놓고 압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고 장자연씨 사건의 증언자인 동료 배우 윤지오씨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지오 '13번째 증언' 북 콘서트에서 인사말 도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2019.04.14 yooksa@newspim.com

그러나 경찰의 입장은 다르다. 굳이 중요 사범이 아니어도 적색수배 요청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등 해외에 근거지를 두고 사기 행각을 벌이는 일당이 늘어나면서 원활한 수사를 위해 적색수배 요청 기준을 완화했다"며 "혐의가 분명한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경찰의 소환 요구에 불응한다면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적색수배 요청 대상 기준은 지난 2017년 '2년 이상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해 체포영장·구속영장이 발부된 자'로 확대됐다. 개정 전에는 구속 또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자' 중에서 △살인,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 사범 △50억원 이상(다액) 경제사범 △수사관서에서 특별히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중요사범 등이 적색수배 요청 대상이었다. 다액 기준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에 규정된 5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적색수배 요청 기준이 완화되면서 적색수배자도 늘어났다. 실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아 지난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 9월까지 한국 수사기관이 요청한 적색수배자는 1128명이다. 구체적으로는 △2014년 126명 △2015년 206명 △2016년 240명 △2017년 268명 △2018년 9월 말 288명이다.

최근에는 기내에서 여성 승무원을 성추행해 논란이 된 드바야르 도르지 몽골 헌법재판소장과 함께 또 다른 여성 승무원을 성추행 한 혐의를 받는 몽골인 A씨에 대해 경찰이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사기 행각을 벌이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던 래퍼 마이크로닷의 부모 B씨 부부 등이 적색수배자로 등록됐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폴 적색수배에 대해서는 당연히 기준이 마련돼 있고 윤씨에 대해서도 이를 고려해 적색수배 요청을 결정한 것"이라며 "조만간 윤씨에 대한 신병을 확보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sunj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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