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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치 뉴욕증시 '더 간다 VS 꺼진다' 월가 골머리

기사등록 : 2019-11-13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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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수천억 달러의 자산을 손에 쥔 월가의 펀드 매니저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에 오른 가운데 향후 주가 방향을 놓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일부 펀드 매니저들은 추종 매수에 적극 뛰어든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급반전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하는 움직임이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미국과 중국의 이른바 1단계 무역 합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와 맞물린 변수까지 증시 변동성을 부추기는 요인이 상당수라는 지적이다.

12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가 실시한 펀드 매니저 서베이에서 투자자들은 뚜렷한 '리스크-온' 전략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트폴리오의 현금 비중이 한 달 사이 5%에서 4.2%로 급감, 2016년 대선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후퇴한 것.

경기 침체 공포 속에 현금 비중을 늘렸던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베팅에 나섰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현금 비중은 2013년 6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면 UBS의 글로벌 자산운용 보고서에서는 상반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운용 자산 100만달러 이상인 3400여명의 자산가들이 지극히 보수적인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확인된 것.

이들은 추격 매수보다 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한 무역 마찰과 지정학적 리스크, 대선 정국 등 변수로 인해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증시 변동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자산가들은 포트폴리오의 25% 가량을 현금성 자산으로 확보하고 있다.

UBS의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80%가 앞으로 변동성 상승을 예상했고, 55%는 2020년 말 이전에 과격한 투매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60%의 자산가들은 현금 비중을 앞으로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달리는 말에 올라 탈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조바심과 상투를 잡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한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BofA-메릴린치는 보고서에서 "이른바 FOMO(Fear Of Missing Out, 놓칠까봐 두려움)을 앞세운 매수 열기가 뜨겁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 리스크가 일정 부분 완화됐고,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에 따라 증시 주변의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UBS는 "급변하는 지정학적 여건이 전세계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 커다란 걱정거리"라며 "정칙적 리스크와 사회적 동요가 전통적인 경제적 변수보다 포트폴리오에 더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주 로이터가 주최한 글로벌 2020 투자 컨퍼런스에 모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나왔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구촌 곳곳의 과격 시위와 부의 불평등, 기후변화 등 비경제 요인이 앞으로 5~10년 금융시장에 가장 커다란 변수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실제로 칠레 페소화가 전날 달러화에 대해 2002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밀렸고, 레바논의 채권 수익률이 가파르게 치솟는 등 실제로 정치권 리스크가 자산 가격을 쥐락펴락하는 상황이다.

한편 BofA-메릴린치의 서베이에서도 투자자들은 경계감을 드러냈다. 증시 최대 리스크인 무역전쟁이 재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아울러 중기 조정을 마친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대선까지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이 역시 주가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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