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LG전자가 가전제품 임대사업으로 전 분기 대비 10% 이상 매출을 늘렸다. 지난해 3000억원에 가까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이 기록도 올해는 3분기 만에 갈아치웠다. 최근 생활가전 업계에서 먼지 낌, 곰팡이 등 소비자 민원이 불거지고 있음에도 괄목할 성과를 기록했다.
전체 렌털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LG전자도 가전제품 임대사업을 강화하며 꾸준히 두 자릿 수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이어갈 방침이다.
15일 LG전자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3분기까지 가전제품 임대사업으로 거둔 매출액은 총 3153억95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57억1600만원)보다 1.5배 늘었다. 3분기 누적매출액은 이미 작년 총 매출액인 2924억200만원을 훌쩍 넘겼다.
전체 생활가전 렌털시장에서도 LG전자의 성장은 눈에 띄는 속도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6~2018년 생활가전 렌털시장이 5조5000억원에서 7조6000억원으로 약 40% 성장했다. 같은 기간 LG전자는 2.6배 늘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는 직접 가전사업을 하고 있어 렌털제품 라인업을 경쟁사보다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식기세척기나 홈브루처럼 타사에 없는 렌털품목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렌털계정 수를 늘리는 요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LG전자가 렌털 사업을 하고 있는 품목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안마의자 ▲전기레인지 ▲스타일러 ▲건조기 ▲얼음정수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맥주 제조기 홈브루로 총 9개다.
렌털시장 전망도 밝아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가정용품(생활가전, 헬스용품)과 차량, 장비를 포함한 국내 렌털시장 전체 규모는 내년 4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016년 25조9000억원이었던 시장은 2년만에 28조7000억원으로 10%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개인 및 가정용품 렌털시장은 5조5000억원에서 7조6000억원으로 38% 성장했다. 내년에는 10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LG전자도 적극적으로 가전 렌털시장 공략에 나섰고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단일팀이었던 '케어솔루션사업팀'을 3개로 늘리고 '케어솔루션담당'으로 2단계 격상했다.
지난달 31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G전자는 "2018년, 2019년 렌털사업은 연 평균 30% 이상 성장하고 있고 두 자릿 수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다"며 "올해에는 계정 수 200만개에 도달할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3분기에 접어들자마자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에서 의류건조기와 관련된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오히려 전 분기 대비 가전제품 임대사업 매출은 약 10% 늘었다. 2분기 성장폭인 8%보다도 더 늘어난 셈이다.
LG전자 렌털사업에서 건조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은 만큼 매출에 미친 영향도 제한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자사 렌털사업에서 정수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70% 정도"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최근 직수정수기 곰팡이 논란이 불거지면서 향후 렌털사업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직수정수기에서 곰팡이 관련 신고가 급증한 데 따라 이달 초 본격적으로 직수정수기 업계를 대상으로 곰팡이 논란 조사에 착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수기 논란이 렌털사업까지 확대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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