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지난 1970년대에 벌어진 'YWCA 위장결혼식 사건'으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 받았던 백기완(87)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39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4부(조용현 부장판사)는 15일 계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백 소장에 대한 재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아울러 함께 재판에 넘겨진 재야 인사 10명에게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인턴기자 =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전교조 법외노조, 박근혜의 민주노조·참교육 파괴만행! 문재인 정부가 취소하라!' 전국 시민사회원로·단체 기자회견 및 촉구서한 전달에서 여는 말을 하고 있다. 2019.05.20 alwaysame@newspim.com |
재판부는 "이 사건 계엄포고는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령됐고 그 내용도 영장주의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며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도 침해해 위헌·무효"라고 판단했다.
이어 "당초 계엄포고가 위헌·무효인 이상 계엄포고 위반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가 되지 않는 경우로 무죄"라고 설명했다.
YWCA 위장결혼식 사건은 지난 1979년 11월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후 간접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하려는 신군부 세력에 반발해 재야 인사들이 주도한 시위를 말한다. 당시 백 소장 등은 서울 YWCA 회관에서 결혼식을 위장해 대통령 직선제 요구 시위를 벌였다.
백 소장 등 시위 주도 인사들은 이 사건으로 경찰에 입건되고 당시 국군보안사령부로 끌려가 고문을 당했다.
백 소장은 계엄법 위반 혐의로 1980년 징역 1년 6월을 선고 받고 수감 생활을 하다 이듬해 사면을 받아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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