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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도로공사·철도시설공단 예산집행 늑장…속타는 정부

기사등록 : 2019-11-1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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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개 공공기관, 9월까지 집행률 82.5%
수자원공사·에너지공단도 집행률 저조
LH·한수원·농어촌공사는 집행률 양호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재정 집행 고삐를 바짝 당기는 정부에 발맞춰서 공공기관도 재정 집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분기까지 공공기관 재정 집행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p 가까이 높다.

하지만 한국전력공사나 한국도로공사, 한국에너지공단 등 일부 공공기관은 재정집행률이 부진해 정부의 속을 때우고 있다. 올해 책정된 예산을 적극 집행하라며 독려하는데도 때 아닌 늑장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

18일 기획재정부가 매달 내놓은 '월간 재정동향 11월호'를 보면 지난 9월까지 공공기관은 주요 관리대상사업 예산 39조2853억원 중 32조4020억원을 집행했다. 재정 집행률은 82.5%로 지난해 같은 기간(77.7%)과 비교해서 4.8%포인트 높다.

기재부는 공공기관 예산 중에서 인건비나 기본경비를 뺀 나머지를 주요 관리대상사업 예산으로 정해서 별도로 점검한다. 재정의 경기 대응 기능을 강화하고 예산 집행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올해는 공공기관 33곳의 예산 총 39조2853억원이 주요 관리대상사업 예산으로 묶여 있다.

공공기관마다 재정 집행률 편차가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9월까지 예산을 거의 다 썼다. 10조6703억원 중 10조4182억원을 집행했다. 집행률은 97.6%다. 한국수력원자력(88.1%)과 한국농어촌공사(84.5%)도 재정 집행률이 높은 기관이다(표 참고).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월간재정동햐 11월호 [자료=기획재정부] 2019.11.18 ace@newspim.com

이와 달리 한국에너지공단과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전력공사은 재정 집행률이 70% 안팎에 머물러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의 집행률은 67.9%에 그친다. 한국에너지공단은 1조3889억원 중 9월까지 9431억원을 집행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신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와 같은 업무를 맡고 있다. 주요 예산 사업도 시설 보조금과 융자에 맞춰져 있다. 사업 성격상 연말로 갈수록 재정 집행률이 올라간다고 한국에너지공단은 설명했다. 신재생 에너지 시설을 다 지은 후 사업자가 보조금을 신청해야 예산이 집행된다는 것.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10월말 집행률은 74%"라며 "올해 예산을 다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도 재정 집행률이 낮은 축에 속한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재정 집행률은 70.2%다. 5조4248억원 중 3조8067억원을 집행했다. 철도시설공단은 인천발 고속철도(KTX) 사업 설계 진행 및 이에 따른 용지 매수 예산 미집행으로 앞으로 집행해야 할 예산이 많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선지급금 확대 등의 방안이 마련되면 재정 집행률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전력공사의 재정 집행률도 공공기관 평균치를 밑돈다. 한국전력공사 재정 집행률은 지난 9월까지 72%다. 올해 4조9692억원 중 3조5764억원을 썼다. 한국전력공사는 4분기에 송전·배전 관련 예산이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연간 계획에 맞춰 예산을 차질 없이 집행 중이라는 것.

한전 관계자는 "올해 집행률 목표는 95%"라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불용 예산(쓰지도 못하고 남기는 예산)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재정 집행률을 확 끌어올려서 경기를 부양한다는 게 정부 계산이다. 올해 2%대 경제성장률을 사수하려면 재정 집행률 제고는 필수인 것. 정부가 목표로 잡은 중앙 재정(중앙부처+공공기관) 집행률은 97% 이상이다.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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