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국내 7대 대형 건설사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작년 대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포스코건설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떨어져 손에 쥔 돈 보다 나간 돈이 많았다.
이는 건설사 본업인 국내 주택사업과 해외사업 수주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 분양수익은 줄고 미청구공사금액, 매출채권 등은 늘었다. 내년에도 정부 주도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제외하고 건설 업황이 녹록지 않을 전망이어서 건설사 영업 현금흐름은 더 악화될 공산이 크다.
19일 각 건설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삼성물산,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작년 동기 대비 악화됐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7개 건설사 중 유일하게 현대건설만 마이너스에서 현금흐름이 개선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기업이 본업을 하는 과정에서 현금의 유출입 현황을 보여주는 지표로 기업이 순수하게 손에 쥔 현금이 얼마인지 알 수 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가 되면 벌어들인 돈 보다 빠져나간 돈이 많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향후 실적과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7개 건설사 중 가장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악화된 곳은 포스코건설이다. 작년 1~3분기 4127억6000만원이었던 포스코건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올해 동기 -4671억3000만원을 기록해 213% 넘게 줄었다.
대우건설은 -2852억2000만원(작년 -1398억2000만원), 삼성물산은 -259억1000만원(작년 939억5000만원)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기록해 모두 벌어들인 돈 보다 빠져나간 돈이 많았다.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GS건설과 대림산업도 현금흐름이 대폭 위축됐다. GS건설은 올해 1~3분기 1166억4000만원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창출해 작년 동기(7384억4000만원) 대비 84% 줄었다. 대림산업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4138억1000만원으로 작년 동기(8273억원) 대비 약 50% 감소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904억9000만원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기록해 작년(1972억9000만원) 대비 3.4% 수준으로 소폭 줄었다.
건설사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악화된 것은 분양을 포함한 수익은 줄었고 미청구공사금액, 매출채권 등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가장 크게 악화된 포스코건설은 미청구공사금액이 작년 1~3분기 7833억1000만원에서 올해 1조707억원으로 36% 이상 늘었다. 매출채권도 올해 3분기 말 1조560억3000만원으로 작년 동기(8630억9000만원) 대비 22% 증가했다. 반면 누적 분양매출액은 6006억1000만원에서 3994억8000만원으로 33% 넘게 줄었다.
그 다음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 악화폭이 큰 대우건설은 미청구공사금액이 작년 1조141억원에서 1조1226억8000만원으로 10.7% 늘었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3년간 호황이었던 부동산 수익이 주택경기 위축으로 줄었는데 그 부분이 올해부터 건설사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됐다"며 "올해 건설사 수익이 작년 동기 대비는 떨어졌고 이에 따른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함께 줄었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주택사업 위축 등 건설업황이 더 나빠져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함께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사업도 대형 건설사 위주로 개선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부진하다.
김 연구위원은 "내년에도 건설업황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돼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더 악화될 것"이라며 "하지만 정부가 SOC투자를 확대할 계획이어서 민간투자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는 어렵더라도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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