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두고 여야 간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여당은 국민과의 소통을 극찬하며 "국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닫게 한 시간"이라고 했으나 야권은 "청와대가 준비한 내용만 일방적으로 전달된 '쇼'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대통령과 국민이 함께 한 115분의 시간은 국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닫게 한 시간이었다"며 "대부분의 현안에 대해 꿰뚫고 있는 대통령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믿을 수 있는 지도자'의 모습으로 비춰졌으리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이 MBC 특별기획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이 묻는다'를 시청하고 있다. 2019.11.19 pangbin@newspim.com |
홍 수석대변인은 이어 "문 대통령은 비판에 대해선 겸허하게 받아들였으며 미처 우리 정부가 챙기지 못한 문제에 대해서는 기억하고 해결할 것을 약속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잘 경청하고 국정 운영에 반영해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대통령의 걸음과 함께 정부와 국회 모두 국민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야권 반응은 이와 상반됐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문 대통령 대담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나 다소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집권 후반기에 달라질 것이라는 확신을 주기에는 부족했다"고 논평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국민들이 후반기에는 분열정치와 민생악화, 자산양극화와 지역격차가 해결될 거라는 확신을 갖기에는 부족했다. 빠른 시일 안에 민생과 개혁에 대한 국정 청사진을 다시 밝혀주길 요청한다"고 했다.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각본 없이 국민과의 대화를 진행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진정성이 잘 드러났다"며 "특히 우리 사회의 다문화, 성수소자, 탈북자의 목소리가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달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그러나 우리 사회 불평등 해소, 한반도 주변정세를 주도하는 평화 기획, 청년에게 기회를 주는 담대한 정책, 중소 상공인 등 우리 사회의 핵심과제가 주마간산 식으로 지나간 점이 아쉽다"면서 "추후 다른 소통의 기회를 통해 보완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이 MBC 특별기획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이 묻는다'를 시청하고 있다. 2019.11.19 pangbin@newspim.com |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권은 문 대통령의 국민 대담을 '홍보쇼'라고 비판했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청와대가 '작은 대한민국'이라는 컨셉으로 '각본'이 없다는 것을 그토록 애타게 홍보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그 내용은 대다수 국민들의 궁금증과 목소리를 전달하기에 턱없이 부족했고 결국 청와대가 준비한 내용만 일방적으로 전달된 '쇼'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이어 "특히 정책에 대한 단편적이고 일반적 수준의 답변과는 달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개혁, 그리고 허황된 남북 평화에 대한 유달리 긴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과의 대화라는 형식을 통해 '공수처 홍보쇼', '남북관계 평화 강요쇼'를 보는 것과 같았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또 "대부분의 국민들이 절실히 느끼고 있는 문재인 정권의 폐부를 지적하는 현실적인 국민의 목소리, 파탄에 가까운 경제상황으로 낭떠러지에 서있는 것과 같은 국민들의 고통과 분노는 조금도 비춰지지 않았다"고 일갈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알맹이 빠진 '대통령 홍보방송'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유별나게사용해오던 A4용지는 없었지만 '성의'도, '진정성'도 없었다"며 "통상적인 질문, 듣기 좋은 대답, 원론적인 얘기, 자화자찬에 남 탓. 소름 돋을 정도로 형편없었던 '국민과의 대화'는 누구를 위한 방송인가"라고 따져물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시간 낭비, 전파 낭비가 아닐 수 없다"며 "임기 절반을 독선과 아집으로 채워놓고 '지금껏 잘해왔고, 앞으로 잘할 것'이라는 대통령의 망상적 태도는 국민의 화병을 유발하는 '민심 뒤통수권자'가 되기로 한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사회자와의 사담(私談)은 사석에서 나눠라"라면서 "'국민과의 대화'보다는 '자신과의 대화'가 필요한 문재인 대통령은 들었으면 반성하고 반성했으면 바꿔라"고 했다.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