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출근길에 열차가 지연된 것만으로도 짜증이 나는데 지연증명서를 받는데도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니 더 화가 나죠."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예고한 20일 오전 8시쯤 서울역 안내데스크 앞은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대전에서 출근길에 오른 이민철(38)씨도 열차 지연증명서를 받기 위해 이곳에서 줄을 서면서 초조한 표정을 보였다. 그의 앞에선 한 여성은 "빨리 증명서를 발급해달라"며 안내직원을 재촉했다.
이씨는 "열차가 이미 20분 지연됐고 증명서를 받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것 같다"며 "지난 10월 파업 때처럼 증명서를 발급하는 직원을 따로 배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지연증명서는 열차가 5분 이상 지연됐을 때 발급받을 수 있다. 직장인들은 열차 지연증명서를 회사에 제출해 지각 사유를 증명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예고한 20일 오전 8시쯤 서울역 안내데스크 앞은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로 분주한 분위기를 보였다. 2019.11.20 sun90@newspim.com |
시민들은 안내데스크 직원들에게 열차 지연증명서 발급을 요청할 뿐만 아니라 철도노조 파업에 따른 운행중지 열차를 문의하기도 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관계자는 "안내데스크 앞에 파업대비 열차 시간표를 비치하는 등 고객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업대비 열차 시간표에 따르면 오전 6시40분 부산역→서울역 KTX, 오전 7시55분 대전역→서울역 무궁화호 등 다수 열차가 운행을 멈췄다.
철도노조가 오전 9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출근대란을 피한 시민들은 안도했다. 다만 총파업에 따른 열차 운행 감소를 고려해 퇴근길에는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산으로 출장을 가기 위해 서울역을 찾은 주모(39)씨는 "철도노조 파업을 고려해 오늘 출장 일정보다 좀 더 빨리 움직이고 있다"며 "일정을 마치면 비행기를 타고 올라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KTX를 이용해 서울역에 도착한 박모(29)씨도 "퇴근길에는 고속버스를 타겠다"며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20일 출근길에 오른 일부 시민들은 열차 지연과 지연증명서 발급에 따라 불편을 겪었다. 2019.11.20 sun90@newspim.com |
일부 시민들은 철도노조가 지난 10월 11일부터 3일간 총파업에 이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전라도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온 이모(48)씨는 "지난 10월 총파업 당시 서울로 출장 왔다가 밤 9시가 넘어서 겨우 열차표를 구해 큰 불편을 겪었다"며 "이번에는 이번주 금요일 출장을 위해 예매한 열차가 운행 중지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철도노조 파업이 조기에 끝나 시민들의 불편이 최소화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철도노조 총파업은 무기한 파업으로 전국적으로 교통·물류 대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KTX 운행률은 평시 대비 69%, 새마을호는 58%, 무궁화호는 63% 수준으로 운행된다. 수도권 광역전철인 1·3·4호선 운행률도 평소 대비 18% 줄어든다.
철도노조는 ▲4조2교대 시행을 위한 인력 충원 ▲KTX-SRT 통합 ▲총인건비 4% 인상 ▲비정규직 직접고용과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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