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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식량난'이라는데…北, 6년 연속 유엔 작황 조사 거부

기사등록 : 2019-11-2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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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작황 집계, '원격탐사'만으론 한계 있어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유엔의 북한 현지 농작물 수확량 조사가 6년 연속 무산됐다. 북한 당국의 일방적 거부 때문이다.

20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마리오 자파코스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정보조기경보국(GIEWS) 국장은 "올해 북한 현지에서 유엔 작황 조사가 실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 주민들이 북중 접경지역 노상에서 곡식을 팔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 당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작황 조사를 위해 실사단을 북측에 파견하고 있다.

특히 FAO는 북한의 '고난의 행군' 시기인 지난 1995년부터 매년 한 두 차례 실사단을 북한에 파견해 작황과 식량안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왔다.

방북 조사는 2000년대 들어 4차례 중단되기도 했지만,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3년 연속 조사가 이뤄졌다. 하지만 2014년부터 올해까지 북한 당국의 요청이 없어 조사가 무산됐다.

익명을 요구한 FAO 관계자는 "현지 조사 문제와 관련해 북한 당국과 협의가 있었다"면서도 "지난 10월 작황 조사를 실시할 것을 유엔이 제시했지만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농작물 수확량 측량은 현지 조사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원격탐사 장비와 고해상 사진 기술이 발달했지만 현지 활동을 통해 교차 점검이 필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810군부대 산하 1116호 농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10월 9일 보도했다.[사진=노동신문]

특히 국제기구들이 연이어 '최악의 북한 식량 상황'을 예측하고 있어, 북한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현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FAO는 '식량안보와 농업에 관한 조기 경보' 4분기 보고서에서 2019년 상반기 내내 극심한 가뭄 현상이 지속되고, 9월에 태풍 '링링' 이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북한의 올해 농작물 생산량이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심각한 식량난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스위스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인 '지구관측 국제 농업 모니터링 그룹'도 '조기경보 작황 모니터' 11월호에서 올해 불규칙적인 강우량과 낮은 저수율 때문에 곡창지대인 황해북도, 황해남도, 평안남도 지역의 곡물 수확량이 예년 평균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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