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방일 한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하면서 일본의 지방 공항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21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특히 한국 관광객의 방문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한국 노선 운휴나 좌석 점유율 저하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일본 관광청 발표에 따르면 10월 한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동월비 65.5% 감소했다. 1974년 이래 동일본 대지진 이후(2011년 4월)를 제외하면 가장 큰 하락폭이었다. 항공편은 10월말~11월초 전년 동월비 40%(약 440편)가량 줄어들었다. 노선 수가 적은 지방공항에선 영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도쿄 하네다(羽田) 공항 출국보안심사장 앞으로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10월 보수공사를 완료하고 새단장을 마친 요나고(米子)공항 국제선 도착동엔 사람이 없었다. 안내판에는 "오늘 국제선 운항편은 없습니다"라는 글귀 뿐이었다. 저가항공사(LCC) 에어서울 카운터에는 로프가 드리워져있었다. 신문은 "주6편이던 한국편 운항이 10월부터 전체 운휴가 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국토교통성은 2017년 도시로 집중된 방일관광객을 지방에도 유치하기 위해 27개 지방공항을 선정했다. 요나고도 그 중 하나로 국가의 지원을 받아 공사비 16억5000만엔을 들여 보수공사에 착수했다. 통로를 넓혔고 항공기 탑승교(보딩 브릿지)도 2개에서 3개로 늘렸다.
공항 내에서 지역 해산물을 판매하는 매장의 직원은 "모처럼 공항을 새롭게 단장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11월엔 게가 제철이라 원래라면 한국 단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시기다. 이 직원은 "이 시기가 되면 손님들이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한일갈등) 영향이 이렇게 오래 갈 줄 몰랐다"고 말했다.
전세 관광버스를 운영하는 치로루(チロル)관광사도 전체 이용객의 10~20%를 차지하는 한국인 단체 관광객 손님을 잃게 됐다. 사장은 "손해를 보는 건 한국 항공회사도 마찬가지"라며 "서울과 정기 항공편이 멀지 않은 시일에 반드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히메(愛媛)현은 이달 초 현청 공무원들에게 사비로 한국 여행을 다녀오라고 권유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현 내에 있는 마쓰야마(松山) 공항의 노선을 지키기 위해서다. 마쓰야마 공항의 한국 노선은 주3편으로 아직 운휴나 감편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좌석 점유율이 떨어진 상태다. 에히메현 담당부서는 구체적인 탑승 목표인원까지 설정해 현청 내에서는 강제 할당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