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일본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현지시간) 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 피해지인 나가사키(長崎)를 찾아 반(反)핵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날 NHK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가사키 폭심지(원자폭탄 투하지점)에 세워진 공원에서 진행된 연설을 통해 "핵무기와 대량살상 무기를 보유하는 것은 평화와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해 각국의 모든 정부와 사람들이 참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24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나가사키(長崎) 폭심지(원자폭탄 투하지점)에 세워진 공원에서 헌화하고 있다. 2019.11.24. [사진=로이터 뉴스핌] |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가사키는 핵무기가 환경과 인간에 어떻게 비극적인 결말을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그러나 군비경쟁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교황은 "빈곤 대책과 자연환경 보호 등에 쓰여야 하는 비용이 무기 제조·개발 등 군비 지출에 들어가고 있다는 것은 엄청난 테러 행위"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이어 "핵무기로부터 해방된 평화로운 세계야말로 수많은 모든 사람이 바라는 것"이며 "이런 열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각국의 정부가 핵무기 폐기를 위해 일치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2017년 유엔(UN)에서 채택된 '핵무기금지조약'(TPNW)의 비준을 촉구했다. 교황은 "가톨릭 교회는 핵무기금지조약을 포함해 핵무기와 군비감축을 위해 앞으로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핵무기금지조약은 핵무기 제조 및 보유를 금지하는 조약이다. 일본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이 조약과 거리를 두고 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3일부터 3박 4일 간의 일본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교황의 일본 방문은 지난 1981년 2월 고(故) 요한 바오로 2세의 방문 이후 38년 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25일 도쿄(東京)에서 나루히토(德仁) 일왕을 예방하고,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와도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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