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홍콩 민주화 시위가 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건설사의 현지 사업장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직원들에게 출·퇴근 이외의 외출을 자제하고 한 명이 홀로 이동하지 않도록 특별 관리하고 있다. 민주화 시위가 끝나지 않은 만큼 당분간 안전관리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방침이다.
25일 건설업계 및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대형 건설사 중 홍콩 현지에서 건설 공사를 진행 중인 곳은 삼성물산과 SK건설 두 곳이다.
홍콩 야우마따이 서부구간(Yau Ma Tei West) 건설공사 조감도. [사잔=SK건설] |
국내 건설사들의 홍콩 진출이 활발하지는 않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5년 동안 홍콩 일대에서 총 62건 공사가 진행됐다. 현대건설, 동아지질, 부산지질, 엘티삼보 등이 홍콩 현지에서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현지 법인과 지사가 설립된 곳도 드물다. 해외건설협회에 현지 법인이 신고된 곳은 동부건설, 부산지질, 삼환기업, 웅진개발 등이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들은 홍콩 현지 법인이 없다. 현대건설, SK건설 두 곳만 홍콩 현지에 지사를 두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사장 1명이 근무 중이고 SK건설은 15명의 직원이 현지에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최근 홍콩 일대에서 시위가 일어나고 있지만 현지 직원을 철수하거나 진행 중인 사업을 중단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삼성물산은 '홍콩 퉁충(Tung Chung) 뉴타운 매립 공사', '홍콩국제공항 신규활주로 지반개량(DCM)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홍콩 퉁충 뉴타운 매립 공사는 홍콩 토목개발청이 발주한 공사다. 홍콩 란타우 섬 북부 퉁충에 27만명이 거주하는 도시를 짓는다. 홍콩국제공항 신규활주로 지반개량(DCM) 공사도 퉁충 인근에서 진행 중이다.
SK건설은 '야오마따이 웨스트 도로 사업', '야오마따이 이스트 도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두 공사 모두 홍콩 정부 산하 도로관리청이 발주했다. 홍콩 구룡반도 남쪽 해안지역을 횡단하는 중앙간선도로 중 야우마따이 지역의 서부구간과 동부구간에서 진행된다.
홍콩 정부가 추진중인 범죄인 송환법안을 반대하기 위해 모인 홍콩 시민들 [사진=셔터스톡] |
이들 건설사는 공사 진행과 별개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직원들에 대한 '특별관리'에 나섰다.
삼성물산은 본사 인사팀에서 직원들에 '외출 자제령'을 내렸다. 삼성물산은 현재 홍콩 법인과 지사 모두 설립돼 있지 않다. 공사 현장에 20여 명의 직원이 파견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본사 인사팀에서 직원들에게 개인적인 이동이나 외출에 대해서는 자제를 하도록 주의를 줬다"며 "특히 홍콩 내에서 이동할 때는 2인 1조로 꾸리도록 해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관리가 가능하고 동선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SK건설도 직원관리들에게 출·퇴근을 제외한 외출을 자제하도록 관리 중이다. SK건설은 홍콩섬에 현지 지사가 설립돼 있다. 지사에는 15명이 근무 중이다.
SK건설 관계자는 "공사가 구룡 반도 외곽지역이라 큰 문제 없이 일정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며 "다만 직원들에게는 출·퇴근을 제외한 외부 일정은 자제하도록 해 안전관리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홍콩에서는 지난 6월 이후 대규모 시위가 6개월째 진행 중이다. 중국 본토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홍콩으로 도피한 범죄자를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도록 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로 촉발됐다.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