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이라크 보안군이 28일(현지시간)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최소 45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시위대의 이란 영사관 방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는 등 시위에 반(反)이란 정서가 번지는 가운데 계속되는 군경의 무력 진압으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남동부 나시리아에서는 보안군이 다리를 봉쇄하고 경찰서 주변으로 몰려든 시위대에게 총격을 가해 29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같은 날 수도인 동부 바그다드에서는 군이 실탄과 고무탄을 발사해 4명이 사망했다. 중남부 나자프에서도 12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이날에만 최소 총 45명의 시위 참가자가 사망했다.
지난달 1일부터 실업난과 정부의 무능, 부패에 분노해 시작된 이라크 시위는 날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군경의 발포가 잇따르자 시위대 분노는 더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라크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란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날 나자프 주재 이란 영사관에 시위대가 불을 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소셜미디어 상에 시위대 수십명이 이란 영사관으로 보이는 건물에 불을 지르고 일부가 정문 위에 올라가 이라크 국기를 흔드는 사진과 동영상이 올라왔다.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사망자 수십명이 발생했다.
나자프는 시아파 성지 가운데 하나로 성지 순례하는 이란인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며 이란의 정치적 영향력이 큰 지역이다. 앞서 이달 3일에도 이라크 남부의 시아파 최대 성지 카르발라의 이란 영사관이 시위대에 습격받아 불에 탔다.
로이터는 시위대 젊은층이 이라크 당국을 이란의 '꼭두각시'로 보고 있다며 시위가 이같은 당국에 대한 반란으로 번졌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어 나자프 주재 이란 영사관에 불을 지른 시위대는 이라크 당국이 이란을 옹호하는 반면, 국민에는 등을 졌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반정부 시위대가 최루탄 가스를 피해 도망치고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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