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지난달 남북 접경지역인 서해 창린도에서 포사격을 실시한 것과 관련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3일 "북한이 우리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9‧19 군사합의를 위반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안보정책 세미나에서 축사를 통해 "북한이 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하며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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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3일 오전 창린도 부대를 방문해 해안포중대 2포에 사격을 지시했고, 북한군은 이에 따라 실제로 사격을 실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5일 보도에서 "해안포중대 군인들은 평시에 자기들이 훈련하고 연마해 온 포사격술을 남김없이 보여드렸다"고 밝혔다.
정 장관이 지난달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군은 23일 오전 10시 30분에서 40분경 평소에 나오지 않았던 음파가 미세하게 포착되자 이를 분석하고 있다가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25일 보도를 통해 이를 '창린도 해안포 사격'으로 공식 평가하고 26일 오전 북한에 재발 방지 및 9‧19 합의 준수를 촉구하는 항의문 발송 및 구두 항의를 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까지 항의문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창린도는 황해도 남단, 백령도 남동쪽에 위치한 섬으로 북위 38도선 이남에 있는 남북 접경지역이다. 남북이 지난해 9‧19 합의에 따라 포사격 등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합의한 구역 이내에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북한의 해안포 포사격 행위는 명백한 9‧19 합의 위반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북한이 해안포 사격을 실시한 23일은 연평도 포격도발 9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이에 국방부도 처음으로 북한의 행위를 '9‧19 합의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국방부는 그간 북한의 미사일‧방사포 도발과 관련해 '9‧19 합의 위반은 아니고 취지에는 맞지 않는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여 왔다.
정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북한은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남북관계를 위한 우리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탄도미사일 등의 발사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한편 최근에는 서해 창린도에서 해안포 사격을 실시해 9‧19 합의마저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럼에도 우리 군은 전방위 안보태세를 굳건하게 확립한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와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강한 힘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군은 내년도 국방예산 50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이같은 국방예산의 증액은 우리 군의 능력을 한층 더 강화하고 이를 통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굳건히 지키며 한반도에 평화의 일상화를 하루라도 빨리 달성하라는 국민 여러분들의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우리 군은 소중한 국민의 세금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해 '디지털 강군, 스마트 국방'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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