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전 세계 경기 불황과 자동차 수요 감소가 장기화되는 이른바 '카마겟돈(자동차(car)와 대혼란을 뜻하는 아마겟돈(armageddon)의 합성어)'에 직면한 현대자동차 노조가 '실리 중도' 성향의 위원장을 선택했다.
단일 노동조합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인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 지부의 이상수 당선자는 2013년 이후 첫 실리파 후보다. 이에 8년 만에 분규 없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타결한 현대차 노사의 화합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4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8대 지부장 선거 개표 결과 이상수 후보가 2만1838표(49.91%)를 얻어 문용문 후보(2만1433명·48.98%)를 제치고 당선됐다.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5만552명 가운데 4만3755명(투표율 86.6%)이 참여했으며 두 후보 간 격차는 405표(0.93%포인트)로 집계됐다.
이 지부장은 실질적 정년연장을 비롯해 ▲투명 경영 견인 ▲호봉승급분 재조정으로 고정임금 강화 ▲4차 산업 대비 고용안정 확보 ▲여성조합원 처우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지부장이 현대차 노조위원장을 맡으면서 강경 기조를 보여온 현대차 노조 분위기가 전향적으로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 지부장과 문 후보의 격차가 1%포인트 미만인 만큼, 이 지부장이 '강경' 문 후보에 표를 준 조합원까지 끌어안아야 노조 안정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교수(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는 "4차산업 등으로 인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대수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현대차 노조가 안정을 선택해 긍정적"이라며 "자동차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노사 화합 기조가 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8대 지부장 선거 개표 결과 이상수 후보가 2만1838표(49.91%)를 얻어 문용문 후보(2만1433명·48.98%)를 제치고 당선됐다. [사진=현대차 지부] 2019.12.04 peoplekim@newspim.com |
현대차 노사는 지난 9월 올해 임단협을 무분규 타결에 성공했다. 무분규 타결은 2011년 이후 8년 만이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국가적 위기 상황과 불확실한 경영 환경 등을 고려해 노사가 내린 대승적 결단이었다.
해마다 관행적으로 파업하기 보다 노조가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공감하고 노사 상생에 방향을 맞췄다는 긍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량은 감소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5년 801만대 판매를 정점으로 후진하고 있다. 2016년 788만대, 2017년 725만대를 기록했고, 지난해 740만대로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들어 11월까지 현대차는 402만4628대, 기아차는 254만3237대로, 양사 판매량은 656만7865대에 그쳤다. 판매 감소율은 현대차 3.6%, 기아차 1.1%이다.
이에 따라 양사의 올해 판매 목표인 760만대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약 720만대에서 올해를 마감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판매 감소는 생산 감소로 이어져 생산직 일자리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통해 쉽게 확인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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