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금융감독원이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을 4일 만나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 "법적 리스크가 경영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 연임에 대한 당국 입장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이날 오후 신한지주 사외이사들과 면담을 갖고, 이 같은 우려를 전달하며 "법적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하여 의사결정 및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등 주주와 고객을 대신해 금융회사의 경영을 감독하는 사외이사로서의 책무를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금감원은 "당연한 소임이며 후보 선정 등 지배구조는 전적으로 금융회사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므로 이사회가 심사 숙고하여 판단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사외이사들과 면담의 당위성에 대해 금감원은 "바젤 등 국제기준에서도 감독당국과 이사회간 적극적 소통을 강조하고 있으며, 해외 감독당국도 면담을 통해 중요한 이슈에 대해선 이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
금감원과 신한지주 사외이사들과의 면담은 신한지주가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하고 차기 회장 선임절차를 개시하면서 이뤄졌다. 사외이사 7명은 지난 11월말 첫 회의를 시작으로 회장 후보 선임 작업을 시작했다.
금감원이 당부한 '법적 리스크'는 연임이 유력한 조용병 현 회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2017년 3월부터 시작해 딱 임기 3년만 채운 상황인데다, 그 동안 경영실적과 오렌지라이프 인수합병 등 신한그룹을 양적·질적으로 한 단계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만 62세(1957년생)로 신한지주 내부규범에서 정한 회장 나이 제한 기준인 첫 선임 시 만 67세 이하, 연임 시 만 70세 이하와도 무관하다.
다만 조 회장은 채용비리 관여 혐의에 대해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내년 1월께 1심 선고가 예상되는 가운데 확정판결까지 수 년이 걸릴 수 있지만, 만일 혐의가 인정될 경우 안팎에 잡음이 일 수밖에 없다.
금감원은 올해 초 채용비리 재판중인 함영주 하나은행장(현 하나금융 부회장)이 3연임시 법적인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채용비리 재판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함 행장이 유죄로 결론나면 경영상황이나 지배구조에 불안정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이후 함 행장은 3연임을 포기했고, 하나은행 행장에 지성규 당시 부행장이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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