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주한미군 철수 후 중국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할 가능성을 거론한 데 대해 미국 의회에서도 '웃기는(laughable)'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5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공화당의 릭 스캇 연방 상원의원(플로리다)이 인터뷰에서 "웃기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영국에서 이양되기 전 홍콩 주민들에게 보장됐던 기본권을 중국 공산당은 인정하지 않는 것을 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지난 10월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12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9.10.04 dlsgur9757@newspim.com |
스캇 의원은 "한국은 중국이 한국을 위해 핵우산을 제공할 것이라고 믿는 것 같은데, 공산주의 중국이 방어해준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중국이 홍콩과 대만 주민들을 위협한 점을 언급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체주의자이며 다른 나라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국에서 태어난 미국 민주당의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일리노이)도 문정인 특보의 발언과 관련해 중국이 동북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우려했다.
덕워스 의원은 "미국이 한국, 일본과 강력한 동맹을 유지하는 것과 미군이 이 지역에 계속 주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조쉬 홀리 상원의원(미주리)도 "한국과 미국이 갈라지는 것은 서로에게 매우 좋지 않다"며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 특보는 지난 4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가 개최한 국제회의에서 중국측 참석자에게 "만약 북한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중국이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고 그 상태로 북한과 협상을 하는 방안은 어떻겠느냐"라고 물었다.
이 발언은 전제조건을 단 가정적 질문이었지만 대통령특보 신분으로서 동맹인 미국 대신 북한과 가까운 중국을 택하는 듯한 제안으로 보일 수 있어 한미 정가에서 논란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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