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북한은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참을성 잃은 늙다리'라고 맹비난했다.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 대통령의 부적절하고도 위험성 높은 발언과 표현들은 지난 5일 우리의 경고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참으로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평양=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해 7월 5일 오전 평양 고려호텔을 깜짝 방문해 방북중인 남북통일농구경기단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환담을 나누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2018.07.05 |
김 위원장은 "트럼프는 우리가 선거에 개입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지켜볼 것이라는니, 북조선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자기는 놀랄 것이라느니,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느니 하면서 은근히 누구에게 위협을 가하려는 듯한 발언과 표현들을 타산 없이 쏟아냈다"고 말했다.
이어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어서 또다시 '망녕든 늙다리'로 부르지 않으면 안 될 시기가 다시 올 수도 있다"며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간다면 나는 트럼프에 대한 우리 국무위원장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식 허세와 위세가 우리 사람들에게는 좀 비정상적이고 비이성적으로 보인다는 것과 내뱉은 말마디 하나하나가 다 웃지 않고는 듣지 못할 소리들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비핵화 협상의 판을 깰 가능성을 암시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7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하며 긴장 수위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더 이상 우리에게 무엇을 빼앗는다고 해도 굽힘 없는 우리의 자존과 우리의 힘, 미국에 대한 우리의 분노만은 빼앗지 못할 것"이라며 "트럼프가 우리가 어떠한 행동을 하면 자기는 놀랄 것이라고 했는데 물론 놀랄 것이다. 놀라라고 하는 일인데 놀라지 않는다면 우리는 매우 안타까울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며 "격돌의 초침을 멈춰세울 의지와 지혜가 있다면 그를 위한 진지한 고민과 계산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지금처럼 웃기는 위세성, 협박성 표현들을 골라보는 것보다는 더 현명한 처사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간끌기는 명처방이 아니다"며 "미국이 용기가 없고 지혜가 없다면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미국의 안전위협이 계속해 커가는 현실을 안타깝게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 위원장은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도 "우리 국무위원장은 미국 대통령을 향해 아직까지 그 어떤 자극적 표현도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물론 자제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없었다"며 향후 김정은 위원장의 관련 발언이 나올 가능성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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