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금융감독원이 증권·자산운용사에 최근 투자 비중이 커진 해외 부동산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금감원은 10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증권·선물·자산운용사의 감사업무와 준법감시업무 담당 임직원을 대상으로 '금융투자회사 내부통제 강화 워크숍'을 열고,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설계·판매 및 해외 부동산 등 최근 주요 이슈와 관련한 자체 리스크 관리 능력 제고를 강조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
워크솝은 올해 검사결과와 주요 지적사례를 공유하고, 불건전영업행위 및 내부통제 관련 유의사항을 안내하는 자리다. 오전 9시 30분부터는 증권선물회사를 대상으로, 오후 2시부터는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워크숍을 진행했다.
증권사에는 발행사 평판 리스크를 고민해 달라고 요청했다. 해외 금리연계 DLF 원금 손실사태에서 발행사 책임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문제가 된 DLF 상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판매사 지시대로 DLS(파생연계증권)를 발행하는 중개사 역할을 담당했다"며 "증권사가 발행사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DLS를 발행한 증권사가 상품의 리스크 대비 수익률 적정성 등을 고민해야 하지 않았냐는 지적이다.
그는 "앞으로 금융투자상품 제조·설계 단계부터 기관·개인용 상품을 구별해 설계하도록 하고, 그에 맞춰 판매 전략을 짜도록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증권사가 금융상품을 만들 때 해당 상품에 담기는 기초자산이 뭔지, 수익구조는 어떤지 꼼꼼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상품은 영국·미국의 이자율스와프(CMS) 금리 및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활용한 원금비보장형 DLS를 담은 펀드(DLF)다. 미국 CMS 5년물 금리와 영국 CMS 7년물 금리가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은 두 금리 중 어느 하나라도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손실이 난다. 기초자산이 독일국채 10년물 금리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올 통해 각각 4012억원, 3938억원 가량 팔렸다. 이 중 지난 9월 25일 기준 중도환매 및 만기상환으로 손실이 확정된 금액은 각각 471억원, 746억원이다.
해외 부동산 투자 유의사항도 안내했다. 금감원은 덩치가 커진 해외 부동산 투자 영역은 사전에 리스크 관리를 해둬야 한는 판단했다. 올해 독일 헤리티지(Heritage) 재단 부지 개발사업 투자 DLS 원금 지급 연기 등 몇몇 해외 부동산 투자 건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투자는 개별 딜(거래) 규모가 크고, 투자시점이 아닌 3~4년 후 엑시트(투자금 회수)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최근 증권사들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 물량을 기관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받아가지 않으면서, PI(자기자본 투자)나 공모상품, 리츠 등에 해당 물량을 담기도 하는데 이처럼 무리한 투자는 결국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외 부동산에 투자할 때, 딜 소싱(투자 대상 발굴) 과정에서 사전·현지 실사 프로세스를 잘 지켜줄 것도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는 법률, 조세정책 등이 국내와 다르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 때 사전·현지 실사를 통해 점검해야 사항들이 많다"며 "실사 과정에서 매도자 측과 이해상충이 없는 로펌, 회계법인 선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에도 해외 부동산 리스크 관리 강화를 당부했다. 부동산 등을 담는 대체투자 펀드를 설정할 때 투자대상 자산에 대한 실사 강화와 펀드 편입자산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를 위한 유의사항을 전달하면서다.
내년 시행 예정인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 추진 경과와 향후 계획도 설명했다.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는 한 회원국(설정국)에서 '패스포트 펀드'로 등록된 펀드가 다른 회원국(판매국)에서 간소화된 등록절차를 거쳐 판매되는 제도다.
금감원은 향후에도 투자자 보호 및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업계와의 소통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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