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글로벌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이 달러화 포지션 변경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전날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 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0%를 초과하도록 용인하는 이른바 '보충 전략(make-up strategy)'을 동원할 뜻을 밝히자 달러화 약세 전망에 힘이 실린 것.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2020년 달러화가 마침내 강세 흐름에 날을 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바람과 일치하는 움직임을 연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12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전날 연준 통화정책 회의를 지켜본 환시 트레이더와 전략가들은 이른바 약달러가 전개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내년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0~1.75%에서 유지한다는 입장이 점도표를 통해 확인된 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치솟는 상황이 아니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 달러화 약세 전망을 부추겼다.
투자은행(IB) 업계는 강달러가 꺾이는 한편 소위 상품 통화가 강세를 나타내는 시나리오를 점치고 있다. 아울러 금값 역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다.
도이체방크의 앨런 러스킨 외환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의 목표치 초과를 용인하는 보충 전략을 본격화할 뜻을 분명하게 내비쳤다"며 "이는 달러화 전망과 베팅에 불을 당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템푸스의 후안 페레즈 외환 트레이더도 CNBC와 인터뷰에서 "이번 회의에서 정책자들이 제시한 기준금리 전망은 달러화에 부정적"이라고 판단했다.
토론토 소재 케임프리지 글로벌 페이먼트의 칼 샤모타 전략가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금리인상의 벽은 인하에 비해 높다"고 주장했다.
이날 장중 달러화는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에 대해 1개우러래 최저치로 하락, 유로/달러가 한 때 1.1143달러까지 뛰었다.
엔화를 포함한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장중 97.038까지 밀리며 4개월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상품 통화의 강세를 예상하고 있다.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타면서 원자재 가격이 상승 탄력을 받는 한편 뉴질랜드 달러화와 호주 달러화, 캐나다 달러화 등 관련 통화가 동반 강세를 보일 가능성을 제시한 것.
이와 함께 금값에 대한 낙관적인 의견도 번지고 있다.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내고 내년 금 선물이 온스당 평균 1575달러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하고, 최고 1600달러까지 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올들어 15% 가량 랠리한 금값이 내년에도 8%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약달러 이외에 글로벌 경기 둔화 역시 안전자산에 해당하는 금값의 상승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라고 씨티그룹은 밝혔다.
뿐만 아니라 미국 인플레이션이 상당 기간 정책자들의 목표치를 뚫고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금값의 장기 추세적인 강세 흐름이 예상된다고 씨티그룹은 강조했다.
금 선물이 2022년까지 상승 추이를 지속, 온스당 2000달러를 뚫고 오를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단기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를 성사시키거나 트럼프 행정부의 15일 추가 관세가 보류될 경우 금값이 하락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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