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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1단계 무역협상 합의...다음 과제가 더 어려워

기사등록 : 2019-12-1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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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안에 서명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합의문은 대중 관세 철회 및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골자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1년 반 넘게 이어진 미중 무역전쟁이 사실상 휴전 국면에 접어들었다.

전 세계를 긴장시켰던 미중 관세전이 일단락됐다는 소식에 금융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앞서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협상타결이 임박했다는 보도에 모두 상승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3일 오후 1시 26분 기준 전일 대비 2.36% 급등한 2만3977.40엔을 지나고 있다. 

다만, 양국 간 해결해야 할 구조적인 문제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에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향후 진행될 무역협상이 결코 순탄하게 흘러가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미·중 1단계 무역합의안 서명"

주요 외신에 따르면 양국은 미국이 오는 15일 156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물리기로 한 15%의 관세를 철회하는 것은 물론 36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 부과해온 기존 관세를 일부 완화한다는 데 합의했다.

현재 미국은 25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는 25%의 관세를, 11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는 1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세율이 최대 절반까지 낮춰질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경우 내년에 50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입하기로 합의했다. 마이클 필스버리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연구센터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합의문에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및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고 밝혔다. 양국의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 밖에도 WSJ에 따르면 합의문에는 중국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관세를 다시 부과한다는 이른바 '스냅백' 조항이 포함됐다.

◆ "구조개혁 문제 여전히 남아...2차 협상서 다뤄질 전망"

양측이 대중 추가관세 부과시한을 며칠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지만 여전히 해결돼야 할 문제는 산적한 상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내년부터 다시 시작되는 협상에서 해결해야할 "골치 아픈 사안들"이 남아있다고 지적하며, 구조개혁 문제를 거론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자국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과 기술 이전 강요 문제가 2차 무역협상의 주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JP모간의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도 미중 1단계 무역합의 타결을 낙관하면서도, 그 후에 진행될 협상이 문제라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다이먼 CEO는 "개인적으로 1단계 합의가 도출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1단계 무역합의가 타결된다 할지라도 향후 더 완전한 무역합의를 위한 협상에서 난항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크레이그 앨런 미중무역위원회 회장도 로이터통신에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은 "시작일 뿐"이라며 "미국과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은 복잡하며, 다면적이다. 모든 문제들이 빨리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마이런 브릴리언트 미 상공회의소 부의장도 1단계 합의가 "미중 관계에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면서도 "아직 해결돼야 할 일이 더 많다는 사실이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재선·탄핵 위기에 한 발 물러선 듯

양국이 우여곡절 끝에 1단계 무역합의에 이르렀지만, 이번 합의를 두고 미국이 본래 이루고자 했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구조개혁 문제가 빠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중국에 지적해온 구조적인 문제를 내년으로 넘긴 채 무역합의에 서명한 데는 2020 대통령 선거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중국과 무역문제를 해결, 금융시장을 비롯한 자국의 경제를 안정시키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성공에 대한 부담감 속에 한 발 물러섰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결정이 2020 대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처한 딜레마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바라는 대로 관세를 두고 중국과 긴장감을 고조시킬 것인지, 관세전을 중단하는 것이 둔화되는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재계와 고문들의 조언을 따를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전화 통화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과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을 수사해달라고 압박한 의혹을 가리킨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남용'과 '의회방해' 등 2가지 혐의를 적용해 탄핵소추안을 작성한다고 발표했으며, 소추안은 내주 하원 전체 표결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탄핵안은 이후 상원으로 넘겨져 내년 1월 최종 심판 절차를 밟는다.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대통령이 탄핵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정치적 위기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중국도 경기 하방 압력에 직면한 상태다. 특히 무역전쟁 장기화로 2020년에 중국이 6%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홍콩 및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갈등에도 중국에게 1단계 무역합의가 필요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WP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대표와 추이톈카이(崔天凱) 미국 주재 중국대사가 양국의 대표로 이르면 13일에 만나 합의문에 서명할 수 있다고 전했다. 

saewkim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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